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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e Square Regional Park

Mile Square Regional Park - Fountain Valley 이 공원은 동서로는 Brookhurst St.에서 Euclid St.까지 남북으로는 Edinger Ave.에서 Warner Ave.까지 차지하고 있는 총면적 640에이커에 달하는 거대한 공원이다. 그안에 피크닉 쉘터들이 있고, 18홀을 갖춘 3개의 골프장과 활궁장과 테니스 코트, 3개의 축구장, 3개의 야구장, 3개의 소프트볼구장, 라켓볼구장, 체육관과 킹스턴 보이스 앤드 걸스 클럽, 커뮤니티 센터가 있다. 본래 해군이 비행기 이착륙을 위해 비행장으로 사용하던 곳을 1970년 공원으로 만들기 시작해 단계적으로 진행하여 1984년 완성했으며 지금과 같은 대단위 경기장까지 갖춘 것은 2007년에 이루어졌으며 아직도 부분적으로 보완..

기본 2021.02.10

다음에는 내가 꼭 사마

이제 환갑 줄에 접어드는 제자들과 어울리다 보니 친구같이 느껴졌다. 무슨 애기를 해도 불편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신설학교 1기 졸업생들이다 보니까 개교와 동시에 입학해 1학년부터 3학년 졸업까지 함께 했기에 끈끈한 정이 생겨 더 그런지도 모른다. 평소에는 소주 반병이면 딸딸딸해졌는데 한 병 이상을 마셨으나 의식이 명료하다. 아니 더 뚜렷해지고 전혀 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네 명의 제자들 중 두 명은 술을 입에도 대지 않고 두 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부어 넣고 있었다. 술을 마시지 않는 두 명은 이미 은퇴해서 연금을 받으며 주식으로 소득을 올리면서 이렇다 하게 하는 일 없이 지내는 듯 보였고, 술 잘 마시는 두 친구는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다. 한 명은 부동산, 한 명은 건축업. 술자리에서 일어날..

인생살이 2021.02.10

일찍 출근한 날

출근길 라디오에서는 각종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CSU LA 캠퍼스를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위한 장소로 선정했다면서 16일부터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접종을 쉽게 하기 위한 배려라고 했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진작 그렇게 했어야 했다. 이어서 설을 맞이해서 한국계 은행들이 한국으로 송금하려는 사람들에게 요금을 받지 않고 송금을 해준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새해 인사를 나눈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설이라니. 평소보다 일찍 도착했다. 곧장 사무실로 올라가지 않고 앞뜰로 갔다. 제법 따뜻해졌지만 아직 바람은 차다. 잔디 틈바구니에서 머리를 치켜세우고 활짝 핀 노란 꽃봉오리들이 여기저기서 반겨준다. 사람이 심지 않았지만 저 혼자 자라..

일기 2021.02.05

빵장수 이야기

빵장수 이야기 한 마을에 빵장수가 살았다. 그는 이웃에 사는 가난한 농부에게 매일 아침 버터를 샀다. 어느 날 농부가 가져온 버터를 보니까 정량보다 조금 모자라 보였다. 빵장수는 그날부터 며칠 동안 농부가 가져 온 버터를 저울로 일일이 달아보았다. 예측한 대로 모두 정량 미달이었다. 화가 난 빵 장수는 버터를 공급하던 농부를 법정에 고발했다. 재판관은 농부의 진술을 듣고 놀랐다. 농부의 집에는 저울이 없었다. 그는 빵장수가 만들어 놓은 1파운드짜리 빵의 무게에 맞추어 버터를 자르고 포장해 납품했던 것이다. 빵장수가 이익을 더 남기기 위해서 1파운드짜리 빵의 규격과 양을 조금 줄였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농부는 줄여서 만들어진 빵에 맞추어서 버터를 만들었으니 당연히 그 버터가 함량 미달이 될 수밖에 없었..

기본 2021.02.04

이를 악물며

2주 전쯤 왼쪽 어금니가 불편했다. 찬물을 마실 때 이가 시렸고, 시큰거렸다. 음식을 씹을 때마다 통증이 심했다. 사나흘이 지날 무렵 괜찮아졌다. 아마 음식의 단단한 부분이 어금니 틈사이로 들어가 신경을 건드린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지만 통증이 사라지니까 병원에 갈 생각도 사라져버렸다. 다행이라 생각하고 지나치려는데 이번에는 오른쪽 어금니에 통증이 느껴졌다. 증세는 왼쪽과 똑 같았다. 마침 곁에 있던 부인이 치과의사인 친구에게 어금니의 불편함을 얘기하니 무조건 다니는 치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 보라고 했다. 일 년에 한 번 스케일링하는 것 말고는 치과에 갈 일이 없는데 마침 일 년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지난해 1월 21일 치과에 다녀왔으니 딱 일 년이 지났다. 김인권 치과에 전화했다. 김인권 원장은 ..

기본 2021.02.04

Yorba Regional Park - Anaheim

Yorba Regional Park - Anaheim 지난 주 화요일 오전 11시 40분,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무시하고 공원으로 향했다. 동서로 길게 자리 잡은 140에이커에 달하는 큰 공원이다. 공원의 남쪽에는 산타아나 강이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강 건너는 91번 프리웨이가 이어지고 있다. 어느새 비는 멈췄다. 서쪽 끝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 걷기 시작했다. 소나무들이 빽빽하다. 가끔 떡갈나무들이 보인다. 공원 한 가운데 호수가 자리 잡고 있다. 20분쯤 지나서부터 소나무 숲이 끝나고 포플러 나무들이 주를 이룬다. 시멘트 길로 이어지던 길도 아스팔트 포장으로 바뀐다. 그 옆에는 흙을 밟으며 걸을 수 있는 둘레길이 펼쳐져..

소크라테스를 소환하다

소크라테스를 소환하다 지난해 10월, 한국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장에서 나훈아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 테스형/가보니까 천국은 있던가요’ 한 야당 국회의원이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던 김현미 장관에게 추석 연휴 기간에 이 노래가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며 장관도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이 들은 적이 없다고 하자 야당 의원은 “가사에 국민의 절절한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이 있다. 장관도 듣고 국민의 마음을 읽어 달라”며 노래를 틀었다. 선거가 끝났다. 개표 결과도 나왔다. 낙선한 대통령은 이에 승복하지 않고 선동적인 연설을 했다.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몰려가 국회의사당..

기본 2021.01.28

남자들의 수다

예년 같았으면 연말연시에 크고 작은 각종 모임들로 분주하게 보냈을 터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식구들과 조용하게 보낼 수 있었다. 가끔 만나기도 하고 전화로 안부도 물으며 지내는 제자들과 연말에 식사를 함께하기로 했었다. 그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함께 골프를 쳤던 친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며 자신도 검사했는데 음성이지만 잠복하고 있을 수도 있어 자가 격리를 시작했다면서 연초에 보자고 했다. 송년모임이 신년모임이 되어 대통령 취임식이 있던 날 저녁, 제자들과 만났다. 5시 30분에 만나 7시 50분에 헤어질 때까지 화제의 중심은 ‘건강’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리고 있으니 당연한 것인가? 코로나19에 관한 얘기는 끊임이 없었다. 백신에 대해서 ‘맞지 않아도 된다’, ‘무조건..

용돈 나눠 쓰자는 친구

지난 주 목요일, 친구와 산책을 하고 있었다.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일주일에 두 번(화, 목)이나 만나 걷는데도 할 얘기가 참 많다. 한 십여 분쯤 걸었을까 말까 했을 때 친구가 말했다. 내가 공원에 오기 전에 은행 ATM 머신에서 한 번에 맥시멈으로 뽑을 수 있는 돈, $800을 뽑았다면서 절반씩 나눠 쓰자며 돈을 앞으로 쑤욱 내밀었다. 오마이갓, 아니 왜 그러냐? 내가 먹고 살기 힘들어 보이냐고 물었다. 친구는 아니 그런게 아니라 친구끼리 용돈을 나누어 쓰자는데 뭐가 이상하냐며 계속 돈을 받으라고 했다. 지나는 사람들 보기도 거시기하고 얼떨결에 돈을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왜 친구가 내게 돈을 주는 것일까. 내가 힘들어 보여서? 아니면 무슨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한 달 전쯤에..

친구 2021.01.14

공기청정기

연말에 제자가 큰 선물을 갖고 왔다. 언젠가 우리 집에 놀러왔다가 이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현관에 물건을 놓고는 집안으로 들어오지도 않고 도망치듯이 바쁘게 가버렸다. 가까운 곳에 살면서 이것저것 자상하게 챙겨주는 제자다. 부엌의 환풍기가 부실하다며 사람을 보내 교체해주었고, 건강에 좋다며 샤워기를 바꿔주기도 했고, 한국에서 공수한 김치를 -떨어지지 않게- 일 년 내내 직접 배달해주고 있다. 부담스럽다고 하지 말라고 계속 만류했지만 제 것을 사면서 선생님 것도 사는 거라면서 맛있게 드시라고만 한다. 이번 선물은 공기를 깨끗하게 해주는 기능과 온도를 높이거나 낮춰주는 기능까지 갖춘 아주 예쁘게 생긴 공기 청정기였다. 어디에 놓을까 고심하다가 거실에 두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저녁 무렵 옆집에서 흘러 들..

새해의 다짐

밤새도록 비가 미친 듯이 퍼붓고 있다. 바람도 심하게 불어 집이 날아가 버릴 것만 같다. 폭풍우가 세상 모든 것을 쓸어갈 태세다. 저 비바람이 온 세상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싸악 쓸어가 버리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잠이 들었다. 거친 비바람 속에서도 편안하게 잘 자고 일어났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우리 동네에서 보이는 마운틴 발디는 어느덧 하얀 겨울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라미라다에 사는 친구가 자기 집 앞에 눈이 내렸다며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다. 하얀 눈이 거리를 살짝 덮고 있었다. 라미라다에 눈이 왔다니......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언제 폭풍우가 쳤냐는 듯이 하늘은 화장기 하나 없이 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친구와 만나 공원을 한 바퀴..

기본 2021.01.01

Happy New Year!

Happy New Year! 기온이 낮아지고 바람까지 차다. 게다가 하늘도 어둡다. 비가 올듯 말듯 잿빛 이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설 때면 손이 시리다. 또 한해를 보내야만 하는 아쉬움이 밀려든다. 송년회다 망년회다 하며 만나서 먹고 마시는 것도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한 가지 방편이다. 그러나 올해는 많이 다르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친지들에게 연락조차 가급적 삼가고 있다. 지난 십여 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했던 중학교 동창생들과의 송년회도 올해는 건너뛰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 사는 딸도 크리스마스가 지난 다음에나 잠깐 다녀가겠다고 했다. 게다가 주정부의 통제와 봉쇄가 강화되면서 격리와 재택생활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마음이 침잠되어가고 있던 날 ..

기본 2020.12.24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치장한 집들이 12월의 밤을 보석처럼 수놓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온 세상이 시끄러운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크리스마스는 제 날짜에 맞추어 찾아왔다. 처마와 지붕, 트리를 휘감아 놓은 전구들과 성탄의 의미가 담긴 장식들을 보고 있노라면 코로나는 코로나이고,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사라져 버린다. 막내아들이 집을 떠난 뒤로는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지 않았다. 아니 가까이 살던 큰딸이 서울로 이사 간 뒤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왜냐하면 아들이 대학에 간 뒤에도 계속 트리 장식을 했으니까 지난 3월부터 재택 근무한다고 집으로 돌아와 아직도 머물고 있는 아들이 어느 날 물었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하지 않을 거냐고. 그냥 지나려 한다고 하자 아들이 내년부터는 자기가 꾸미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

기본 2020.12.18

둘이 걷고 싶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다. 공원을 혼자 걸었다. 늘 혼자 걷다가 10월 말부터 화요일, 목요일, 한 주일에 두 번은 친구와 같이 걸었다. 누군가와 함께 걸으니 참 좋았다. 더군다나 2001년부터 10년 가까이 주말에 함께 산행을 하던 친구였기에 더 좋았다. 나는 가능한 한 천천히 걷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사는 것도 숨이 찬데 걸음까지 빨리 걸어야 한다는 것이 싫어서였다. 여유 있게 사방을 둘러보면서 이것저것 생각하며 걷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걸음이 느려졌다. 그러나 친구는 빨리 걸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혼자 걸을 때는 한 시간 가량 걸리는 거리를 친구랑 걷다 보면 50분 정도에 걸을 수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산에만 다니던 사이가 아니다. 둘이 도(道)를 깨치겠다며 모여서 수련을 한 ..

기본 2020.12.05

코로나 불루

코로나 블루 사람들이 '하루를 산다'고 말하지 않고 '하루를 보낸다' 혹은 '하루를 지낸다'라고 말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산다는 것'은 내가 주체가 되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보낸다'나 '지낸다'는 하루를 마지 못해 살아야 하는 그럭저럭 보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어쩐지 삶이 힘들고 어려움에서 나오는 외로움과 서글픔이 묻어난다. 여행을 할 때 좋은 경치를 구경하면서 즐기고 만족감을 찾는 것이 '하루를 사는 것'에 해당한다면 '보내는 것이나 지내는 것'은 마지 못해 남따라 나선 여행에서 이리 저리 끌려 다니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특히 몇군데 목적지를 정해 놓고 시간에 쫒기며 군부대 이동하듯이 다니는 단체 관광이 그러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다보며 이렇게..

Socrates를 불러오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좌우가 양극단으로 나뉘어 오로지 자기들의 주장만이 옳다고 믿고 행동하고 있어 서로 극심한 증오심과 적개심을 갖고 대치하고 있는 양상이다. 중도는 없다. 중도를 표명하는 순간, 배신이 되고 적이 되는 시대이다. 선거가 끝났다. 개표결과도 나왔다. 낙선한 대통령은 이에 승복하지 않고 선동적인 연설을 했다. 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몰려가 국회의사당을 잠시 동안 점령했다. 이 사건은 미국 역사에 커다란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 사람은 싫지만 그의 정책을 지지했던 사람들까지 눈살을 찌푸리고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선거에 의한 투표 결과를 부정하는 것은 법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정의에 대한 부정이다. 국가에 대한 반역이다. 한국의 현실은 ..

당장 내려와

당장 내려와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오고 있다. 잠시 쉬었다 내리기도 하고, 하늘이 뚫린 듯 퍼붓기도 한다. 한국의 장마철이 연상된다. 비가 잠시 그치면 그 틈을 타 하얀 구름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사자, 코끼리, 낙타, 기린, 은행나무, 소나무, 등나무 등 각종 모양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저 멀리 검은 구름이 무서운 기세로 하늘을 뒤덮고 싸울 듯이 밀려오고 있다. 저 먹구름이 뒤덮인 하늘 아래에는 비가 퍼붓고 있으리라. 전 세계가 신종 바이러스,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신종 바이러스 확진자가 1,615,290명에 달하고 사망자는 96,798명이다. 통계에 잡히지도 않은 채 감염되어 신음하거나 죽어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투병하고 있는 사람들..

가족 2020.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