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히말라야 여행기 1

Cmaker 2017. 1. 31. 08:51

히말라야, 꿈을 향해 오르다

카투만두와 렛삼 삘리리

 

버켓 리스트의 하나를 해결한다는 기대에 부풀어 상하이까지 어떻게 날아갔는지 모른다. 중국 관리들은 비행기를 바꿔 타기 위해 1시간을 머무르든, 2시간을 있든 간에 무조건 입국수속을 밟으라고 했다. 지난해 6월에는 그저 간단한 절차만 밟고 다음 비행기 타는 곳으로 가게 해주었는데 사람 성가시게 한다. 작년에 환승객들을 도와주던 창구에는 근무하는 사람이 아예 없었다. 관리들에게 나는 곧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얘기했으나 무조건 줄을 서서 절차를 밟으라고 했다. 결국 타야 할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630분에 도착해 830분 쿤밍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게이트에 도착하니 비행기 문을 닫았다며 다음 비행기를 이용하란다. 오후에 간신히 쿤밍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쿤밍에 도착해서 더 큰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LA에서 부친 짐이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내가 예정된 비행기를 놓쳤으니까 짐은 이미 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없었다. 분명히 LA에서 탑승권을 발급하는 직원이 쿤밍에서 짐을 찾은 후 다시 체크인하고 카트만두까지 가는 항공권도 발급받으라고 하면서 LA-상하이, 상하이-쿤밍 항공권만 발급해주었다. 일단 분실신고를 했다. 그리고 카트만두 행 비행기 편을 알아보니 다음날 1130분이라고 했다. 하룻밤을 쿤밍공항에서 지내야 했다. 이리 저리 누울 만한 곳을 찾아다니다가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해 바닥에서 잠시 눈을 붙일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1130분 비행기도 탈 수 없었다. 차이나 이스턴 항공사 직원들의 부주의로 게이트까지 두 번씩이나 왔다 갔다 했지만 탈 수 없었다. 결국 230분 비행기에 간신히 탈 수 있었다.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했다. 네팔 비자를 공항에서 바로 신청했다. $25. 컴퓨터에 자신의 신상을 기록하고 어디 머무를 곳인가를 적으면 된다. 비자를 받고 입국심사를 받자마자 차이나 이스턴 항공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내 짐이 도착했는가 물었다. 그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며 내일쯤 도착할 것 같다고 했다. 뭐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카트만두 국제공항은 그 시설이 너무 지저분하고 초라했다. 화장실을 가보고는 기절하는 줄 알았다. 세상에 1960년대 한국의 공중화장실보다도 더 지저분하고 더러웠다. 악취는 코를 찌르고 배설물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소변보러 갔다가 그냥 나오고 말았다. 도저히 단 몇 십 초도 거기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공항에서 함께 트레킹할 일행을 만났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네팔의 민속 공연을 보면서 네팔 전통음식을 먹었다. 춤추며 부르는 노래는 렛삼 삘리리(네팔의 민요로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바람에 펄럭이는 비단처럼 마음이 두근거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즉흥적으로 가사를 지어 부르기도 해 부를 때마다 조금씩 내용이 다르다고 한다.)


일행 중의 두 사람이 무용수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있다


 

 기분이 좋아 날아가는 것 같다는 내용이라는 데 네팔 고유의 옷을 입은 남녀가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추는 춤이었다. 일행 중의 두 사람을 데리고 올라가 함께 추게 했는데 그들의 춤이 무용수들보다 더 정성이 담겨 있었고 우아하고 멋져 보였다. 식사를 마친 후 호텔로 갔다. 집에서 떠난 지 거의 이틀 만에 잠자리다운 잠자리에 누웠다. 세상 모르게 골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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