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710

어릴 적 동네 친구들

비오는 날- 비가 아주 많이 왔다-, 공사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어릴 적 친구 K를, L 부부와 함께 찾아가서 불러냈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K는 한때 음악방송 DJ로 이름을 날리던 친구다. 우리는 성당에서 만나 청소년기를 함께 했었지만 서로 가는 길이 다르고 생활터전이 달라 자주 만나지 못하고 가끔 십여 년에 한 번 정도 만났었다. 이번에는 거의 20년 만이다. 죽기 전에 얼굴이라도 한 번 보자는 K의 극단적인 말에 덜컥 약속을 해놓고 K가 일하는 충청도 한 도시의 공사현장까지 어떻게 가야하나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가나, 기차를 타고 가나, 버스타고 기차로 바꿔 타고 가나. 그때 L의 전화가 왔다. K로부터 내가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내일 K만나러 함께..

고국 방문 2022.07.01

청와대 관람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지난 월요일 오후, 청와대에 다녀왔다. 선배와 점심식사후 만나 청와대를 둘러보고 뒷산을 걷자 하여 이뤄진 약속이었다. 우리는 경복궁 3번 출구에서 만났다.각자 우산을 쓰고 걸었다. 차 타고 지나 가기는 했어도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던 길이다. 버스 정류장 둘을 지나 우회전 하니 도로 양쪽에 버스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청와대 관람객들을 싣고 온 버스들이다. 청와대 정문 왼편에 대형 텐트가 쳐있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방문객들을 한 사람 한 사람 확인하고 입장을 위한 비표를 나눠주고 있었다. 고려 숙종 때 후원으로 사용되던 이궁(離宮)이 지금의 청와대터에 있었다. 그로부터 670여년이 지나 대원군에 의해 경복궁의 후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 되면서 대..

카테고리 없음 2022.06.30

만산고택

대학 동창 강을기 형이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낸 만산고택을 찾았다. 솟을 대문을 들어서 마당을 지나 사랑채 대청마루 앞에 서서 인사를 하니 만산고택의 주인장인 을기 형의 친형님 강백기 선생과 부인께서 반겨주셨다. 만산고택은 을기, 백기 형제의 4대조 강용 선생이 1878년(고종 15년)에 건립한 가옥으로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의양리에 있다. 만산은 영릉참봉, 천릉도감 감조관을 거쳐 통정대부에 올라 당상관인 중추원 의관을 지냈다. 그러나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망미대(望美臺)를 쌓고 망국고신(亡國孤臣)의 한을 달래며 지냈다. 망미대는 만산고택 담장 너머로 보이는 곳에 있다. 우리 전통 건축물들은 고유의 이름을 갖고 있으며, 그 이름을 적은 편액을 정면에 걸어 놓았다. 왕궁이..

고국 방문 2022.06.24

울릉도 작은 방의 기적

10여 년 전에 한국 사는 친구가 미국 출장길에 LA에 들렸다 간다면서 호텔을 예약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 호텔을 예약해주었고, 그리피스 파크와 산 페드로 우정의 종각, 산타모니카 비치 등을 안내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친구와 소식을 주고받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부터 소식이 뜸해졌고, 다른 친구들의 소식에 의하면 친구가 심하게 다쳐서 거동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해 고국 방문길에 병상에서 일어난 친구를 만났다. 식사를 함께하고 모교를 방문하는데 동행했다. 예전의 씩씩한 모습과 달리 걸음걸이가 많이 불편해 보였다. 바로 이 친구가 이번 나의 고국 방문 일정에 맞춰 울릉도 여행을 기획했다. 코로나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규제했던 여행이 자유롭게 풀린 탓으로 발 묶였던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울..

카테고리 없음 2022.06.18

강화허당(江華虛堂)

江華虛堂 중학교 시절 친구들 7명이 결의를 맺었다. 세상을 평생 함께 살아 보자고. 이 세상에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이 어디 있던가. 고등학교 진학할 때 4 명은 한 학교로 가고 3 명은 각자 다른 학교로 진학하면서 갈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 어울려 놀았다. 그중 한 명은 일찍 세상을 떠나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또 한 친구는 한 동안 소식이 끊겼다가 대학에 진학해서 만나게 되어 잠깐 어울렸는데 친구는 경찰관이 되어 있었다. 전경으로 복무한 후에 전역과 동시에 경찰관이 된 것이었다. 그 후로 몇 차례 더 만났으나 다시 소식이 끊겨 살았는지 죽었는지 조차 모른다. 나를 포함한 4 명은 현재 미국에 살고 있다. 연락이 되는 5명 중 한 명만 한국에 산다. 그 친구가 강화에 세컨 하우스를 장만했다..

카테고리 없음 2022.06.10

덕수궁에서

숲이 우거진 길을 걷는 것은 큰 행복이다. 누군가하고 함께 걸어도 좋고, 혼자라도 그 즐거움이 반감되지는 않는다. 누군가와 걸을 때는 함께하는 사람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고, 함께 걷는 이가 없다면 나 자신과 평소보다 더 진실한 대화가 가능해서 좋다. 오늘 항공사에서 볼일을 봤다. 그러나 완전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 답답한 마음으로 전철역을 향해 가는데 눈앞에 덕수궁이 나타났다. 무조건 들어갔다. 덕수궁의 정문인 대한문은 공사 중이라 가려져 있었고, 대한문 옆에 조그만 길을 내어 관람객들을 출입하도록 하고 있었다. 광명문을 지나 중화문, 중화전을 거쳐 미술관으로 가기 전에 벤치에 앉아 분수를 바라보며 석조전을 바라보았다. 한가로운 풍경이었다. 석조전과 미술관 사이의 ..

고국 방문 2022.06.03

안산 자락길을 걸으며

토요일 오후, 중학교 동창생들과 만나 안산 자락길을 걸었다. 10 명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걸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이 얘기 저 얘기 나눴다. 주말이라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왜 토요일에 만나기로했냐고 물으니 아직도 일하는 친구들이 있어 한 사람이라도 더 모이려면 토요일이 좋다고 했다. 오늘 모인 10 명 중에 5 명은 완전히 은퇴했고, 5 명은 아직 일하고 있다. 고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직한 친구는 퇴직한 다음 날부터 건물 관리인으로 ,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친구는 아내가 운영하는 약국에서 경리와 기타 업무를, 그리고 대기업에서 퇴직한 후 자기 사업을 해온 친구는 최근에 아들에게 일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아들에게 물려주고 은퇴할 계획이다. 개인사업을 하다가 십여 년 전에 은..

카테고리 없음 2022.05.26

목욕탕에서 만난 5·18

동네 목욕탕에 갔다. TV 소리가 크게 들렸다. 두 사람이 흘끔 나를 쳐다 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한 사람은 이발의자에 앉았고, 다른 한 사람은 좀 떨어져 TV를 향해 서 있었다. 두 사람은 손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큰 소리를 내었다. 이발사와 세신사로 추정되는 두 사람은 제42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실황 중계를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옷장을 열고 옷을 벗어 넣으며 그들의 다투는 듯한 소리를 들어야 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었다. 한 사람은 '5·18 광주사태'를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트리기 위해 북한의 사주를 받은 자들이 일으킨 만행이라며 힘을 주었고, 다른 한 사람은 광주사태가 아니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이고, 독재에 항거한 시민운동이..

기본 2022.05.19

까마중

뒤뜰에 토마토가 자라고 있다.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사다 심은 적은 없다. 저절로 싹이 나고 자랐다. 3년 전 토마토를 심었던 자리다 보니 토마토 열매가 떨어져 흙속에 묻혀 있다가 씨앗이 발아해서 싹을 틔운 모양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하루에 한 번씩 물을 주니 잎과 줄기가 무성하게 자랐다. 이리저리 넝쿨을 뻗어 가며 커가더니 파란 열매를 맺고 어느새 빨갛게 익기 시작했다. 토마토의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루 대여섯 알씩 따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토마토에 물을 듬뿍 주던 어느 날, 못 보던 싹이 또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잡초라는 생각이 들었다. 뽑아 버릴까 하다가 좀 더 자란 다음에 무엇인가 확인하고 뽑기로 했다. 물을 주니 이름 모를 녀석들은 쑥쑥 자랐다. 어디서 봤더라. 분명히 어려서 ..

추억 2022.05.06

삶의 선택

삶의 선택 얼마 전 베트남의 한 학생이 자신을 감시하는 아버지 앞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아버지는 새벽 3시 34분 아이를 깨워 왜 여태 숙제를 하지 않았냐며 지금 당장 하라고 했다. 아들이 책상 앞에 가만히 서 있자, 아버지는 계속 잔소리했다. 아들은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아들은 "아빠, 내 노트를 봐"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노트에 적힌 글을 읽는 동안 아들은 베란다 문을 닫았다. 그리고 의자에 올라가 난간 아래로 몸을 던졌다. 아버지에게 읽어보라고 한 글은 아들의 유서였다. 아버지가 깜짝 놀라 베란다로 달려갔지만, 아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의 집은 28층이었다. 아들의 유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나의 행동과 앞으로 할 행동에 대해 죄송하다. 정말이지 인생..

기본 2022.04.04

다시 산으로

비가 한바탕 쏟아진 며칠 뒤 산에 올랐다. 한때 두 친구와 매주 찾던 바로 그 산이다. 그때 산을 오르며 우리는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대단한 약속은 아니었다. 셋이 함께 히말라야에 다녀오자는,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그런 약속이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주말산행이 10여 년 잘 지속되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흐지부지 되었고 히말라야에는 나 혼자 다녀오게 되었다. 친구들과 산에 다니지 못하게 되면서 나는 SGWA(San Gorgonio Wildness Association)이라는 단체에 가입해서 레인저 교육을 받고 자원봉사 레인저가 되어 여전히 주말이면 산에서의 생활을 계속했다. 그리고 2017년, 2018년 히말라야를 찾았다. 히말라야 산봉우리, 안나푸르나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기본 2022.04.01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와 아들 오랜만에 막내가 집에 왔다. 지난해 말 농구 트레이너를 하겠다며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 녀석이다. 7~8살짜리 선수들로 구성된 농구팀 코치로 일하고 있다. 아들네 팀은 3월 초 오렌지카운티 한 체육관에서 주최하는 'March Madness' 대회에 출전해 챔피언을 딴 바 있다. 또 아들은 코치로 일하면서 농구 개인 트레이닝을 하는데 약 30명 정도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고교생으로 구성된 팀의 코치도 맡을 예정이라고 했다. 올 때마다 각종 생필품을 들고 가니까 오늘도 무언가 필요한 것을 갖고 가기 위해 왔을 거라 생각했다. 예상대로 휴지와 페이퍼타올 등을 챙겨들더니 지나가는 말처럼 한마디 툭 던졌다. 다시 집에 들어와 살겠다고. 다시 들어와 살아도 좋으..

가족 2022.03.26

아버지와 목욕탕에 갔던 날

아버지와 목욕탕에 가다 (2012년 11월 어느날 일기) 어릴 때 목욕하는 날은 특별한 날이었다. 어머니는 커다란 솥에다 물을 펄펄 끓여놓고 사 남매를 차례대로 불러 때를 벗겼다. 여동생을 먼저 씻길 만도 하건만 어머니는 언제나 장남부터 씻겼다. 굵은 때가 어머니 손에 밀려 국수발처럼 쑤욱 쑤욱 나왔다. 물이 식거나 때가 많이 떠다니면 물을 삼분의 일쯤 퍼버리고 다시 더운 물을 섞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어머니는 집에서 씻기지 않고 목욕탕으로 보냈다. 주로 추석이나 구정 전 날이었다. 이때는 동생들을 인솔해서 간다. 샤워를 하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탕 속에 들어가 때를 불린 다음 동생들의 등을 밀어주고 비누칠을 해준다. 동생들은 주로 노는 일에 열중하느라 씻는 일은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 아버지를 따라..

가족 2022.03.25

붉은 눈동자, 굽어진 부리, 펼친 양 날개, 득의에 차서 훨훨 날아 사해를 지나네

어릴적 친구 기평 손영락 화백은 내게 이 그림을 선물했다. 1990년 터널과 같은 어둠 속을 힘들게 지날 때였다. "독수리처럼 용맹스러운 네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하냐?”며 “사해(四海)를 돌아 휘몰아치라!”고 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날 때 기평의 그림 한 점이 내게 얼마나 큰 용기를 주고 힘이 되었던가. 창공을 나는 독수리 한 마리, 그 독수리가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25년이 지났어도 그림 속의 독수리는 날카로운 발톱과 눈을 부릅뜨고 하늘을 날고 있다. 그림 속의 글자 내용은 다음과 같다. 赤眸曲喙兩伸翼 得意飛飛過四海 (적모곡훼량신익 득의비비과사해) 붉은 눈동자, 굽어진 부리, 펼친 양 날개, 득의에 차서 훨훨 날아 사해를 지나네. 歲在庚午之冬 道峰山墨香軒人 玄江 (세..

기본 2022.03.19

동백 예찬

지난해 가을, 타운뉴스 앞뜰에 자동차가 진입하여 잘 자라던 알로에 두 그루와 국화 한 그루를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앞뜰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던 담장도 무너지고 잔디도 상당 부분 훼손된 사고였다. 담장 수리를 끝내자마자 화단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노란 꽃을 피워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녀석들이 다 시들고 잎과 줄기에 작은 벌레가 하얗게 앉아 볼품없던 유채(혹은 갓)들을 모두 뽑아 버렸다. 장미와 국화 등의 시든 꽃과 누렇게 변색된 잎도 따주었다. 빈 공간에 무엇을 심을까 고민하다가 겨울에 피는 동백이 보고 싶어 동백나무 심기로 했다. Home Depot에서 동백을 사다 심었다. 처음에 한 그루만 사다 심었는데 외로워 보여 다음날 한 그루를 더 사다 심었다. 열심히 물을 주고 출퇴근 할 때마다 돌보기 시작..

기본 2022.03.18

박수갈채 받으며 떠나는 대통령 보고 싶다

한국 대통령선거 다음날 아침, 단톡방에서 한 친구가 물었다. 누가 당선되었냐고. 그러자 한 친구가 대답했다. 이재명이라고. 잠들기 전 '이재명 후보가 득표수에서 앞선다고 했는데 그대로 굳혀서 이후보가 당선되었구나' 생각하면서 SNS에 들어가 보니 윤 후보가 당선되었다는 보도가 뜨고 있었다. 친구도 이재명 후보가 앞설 때 보고는 다시 자고 일어나 정확한 보도를 보지 못한 모양이었다.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득표율 0.73% 포인트 앞서서 승리했다. 윤 당선인은 1,639만4,815표(48.56%), 이재명 후보는 1,614만7,738표(47.83%)를 얻었다. 차이는 24만 7,077표. 이런 득표수는 양측 지지자들이 서로에 대한 적대감을 갖고 투표에 나선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

기본 2022.03.12

첫 우승

지난해 말 아들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농구 코치와 트레이너 일을 하겠다고 했다. 2021년 12월 31일자로 퇴직하고 2022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농구 지도자의 길로 나섰다. 선수들을 모아 팀을 만들고 농구를 배우겠다는 학생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7살~8살 짜리로 구성된 팀의 코치 일을 시작한다고 했다. 일주일에 두 번 지도하고 주말에 게임을 하러 다녔다. 아들이 맡은 팀이 게임이 있는 날이면 아내와 함께 경기장으로 다녔다. 토요일, 일요일. 입장료가 장난이 아니다. 아들이 운동할 때는 5달러~6달러 정도였는데 요즈음은 12달러다. 아내와 내가 가니 24달러, 어떤 곳에서는 주차료를 20달러나 받았다. 그리고 입장료도 15달러다. 두 사람 입장료 30달러에 주차료 20달러를 하면..

코로나 시대 체중 관리

코로나 시대 체중 관리 친구 둘과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셋이 모인 것은 꽤 오랜 만이다. 친구들은 살이 쏙 빠져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배가 불룩 나오고 얼굴도 제법 통통했었는데, 배는 홀쭉해졌고 얼굴도 갸름해 보일 정도였다. 한 친구에게 ‘보기 좋다’면서 ‘살을 얼마나 뺐는가’ 물으니 20파운드쯤 감량했다면서 전문가의 지도하에 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술을 1월 18일부터 끊었노라고 했다. 히말라야에서도 매일 저녁 술을 마셨던 친구다. 고산증으로 힘들어 하며 누워있는 사람 옆에서도, 산소호흡기 끼고 있는 사람 곁에서도 그는 술을 마셨다. 그러던 그가 술을 끊었다니 건강을 위해 큰 결심을 한 것이 분명했다. 친구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했다. 주말이면 축구모임에서 공을 차고 주중에는 하루에 한..

기본 2022.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