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5일자 글(제목: 분노)에서
내가 먼저 근무하던 회사 사장을 만나고 왔다고 해서 문제가 되었던
그 친구가 회사를 그만 두었다.
거래 업체에서 메니저로 일하라고 해서 옮기겠다고 하였다.
지난 두어달 전부터 실적도 문제가 있고 해서 경고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마침 본인이 사의를
표해 왔다. 그 친구가 떠난다고 해서 회사에 크게 문제가 될 것도 없으나-실적이 미진하여-
내가 먼저 근무하던 회사에서 내가 뽑아 쓰던 친구였고
내 회사를 시작할 때
자리를 옮겨와 함께 일하던 친구를 떠나 보내자니 섭섭한 마음이 앞선다.
함께 일하고 싶다고 자리를 옮겨 왔던 친구였는데.....
그리고 평생 함께 일할 친구라고 생각하고 봉급도 동일 업종의 다른 큰 회사보다 1,000여불 이상을 더 줬는데 ....
본인이 두어달 실적도 부진하고
사장이라는 사람이 잔소리도 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니까
본인 자신이 죄송하다는 것이었다.
난 본인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믿거니 하고 맡겨왔는데....
출근하는 마지막 날(8/31)
조촐하게 직원들과 술 한잔을 나누면서 아무 때고 다시 오고 싶을 때 오라고 했다.
내가 나름대로 정을 주고 믿음을 줬던 친구인데 이렇게 떠나 보내는 것이 마음이 아프지만
본인이 떠나겠다고 하는데 잡지 않는 것이 인생을 살면서 내 나름대로 갖게 된 생각이다 보니
잡지 않았다.
이별은 그 어떠한 형태의 이별이든지 이렇게 씁쓸한 것이리라.
살아 오면서 얼마나 많은 이별을 해왔던가?
내가 근무하던 학교(사립학교 였다)를 떠날 때가 생각난다.
학교 설립 당시부터 일하던 학교였는데 78년부터 6년 동안 재단안에 6개의 학교를 만들었었다.
93년 학교를 떠나기로 하고
재단 이사장님을 댁으로 찾아 뵙고 술 한잔을 할 때,
그 분은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언제고 한국에 다시 돌아오게 되면 내게 와라. 함께 일하자.
한국의 집은 팔지 말고 가라.
미국에서 정착을 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올 수도 있지 않겠는가?
난 그 때 결심을 했다.
집은 팔고 간다.
만일 한국에 다시 돌아와도 이 분 신세를 짓지는 않을 것이다.
말씀하시는 것의 반대로 내 마음을 먹은 것이다.
결국 난 집을 팔고 와서 이곳에다 집을 샀고
나름대로 노력해서 밥먹고 살 정도는 되어있다.
그러나 그분 말씀대로 집을 팔지 않고 왔더라면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한국의 집 값이 엄청 올랐으니까...
그러나 이곳의 집값도 장난이 아니게 올라 있다.
내가 처음 산 집에 다운한 돈과 지금 사는 집(두번째 산 집)에 다운한 돈이 액면가에서만 해도 5
배 이상 올라 있다.
집이 한 채인 사람은 사실 집 값하고 큰 관계가 없다.
오르면 어떻고 내리면 무슨 상관인가?
어차피 한 채인데....
얘기가 잠시 딴 데로 갔는데
이별은 슬프다. 마음이 아프다.
이 친구랑은 함께 평생을 일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본인도 어느 정도는 그렇게 생각했을텐데 왜 관둘 생각을 했을까?
내가 말릴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씁쓸한 기분이지만 떠난 친구가 돈도 많이 벌고 잘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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