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우리 사위

Cmaker 2005. 5. 3. 12:10

딸아이가 녀석을 국민학교 동창이라고 하면서 집에 데리고 올 때부터

 

무언가 느낌이 있었다.

 

당시에 딸 아이는 다른 한 녀석과 사귀는 듯 했는데

 

국민학교 동창들이 이곳에 4명이 살고 있었다면서 집으로 불러 들이더니 녀석들 가운데 한 녀석

 

이 유난히 자주 집에 드나들 때부터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더니 남자 친구를 갈아 버렸다. 지금의 사위녀석이 보이후렌드가 되었던 것이었다.

 

먼저 사귀던 아이와 어떻게 해서 왜 헤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녀석이 바람끼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본인에게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의리를 강조하는 딸 아이 성격상 그대로 두지 않았으리라 여길 뿐이다.

 

이렇게 해서 딸 아이의 새로운 남자 친구가 된 녀석은 주말이면 거의 우리집에서 살았다.

 

샌디에고에 유학와 있던 탓에 주말이면 갈 곳이 없었던 탓도 있겠지만

 

딸 아이의 꼬심에 빠져 성당에 다니면서 교리를 배워야 했고

 

성당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해야만 했다.

 

주말이면 식구들과 함께 밥먹고 지내면서 집안에 고장난 여러가지 물건들을 수리하기도 하고

 

각종 문제 거리를 해결하면서 자연스레 식구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는 어느 날 내게 카드를 보냈다. 예쁜 유진이를 낳아 주시고 잘 길러 주셔서 감사하다며

 

유진이와 결혼해도 되겠냐고?

 

지들이 다 결정해 놓고 나에게 묻다니....

 

딸 아이는 결혼을 늦추고 싶어 했다. 왜냐하면 붓고 있는 적금이 2005년 4월에나 끝나는데

 

2004년 12월에 결혼하자니...

 

난 딸아이에게 얘기했다. 카드로 긁어서 하라고

 

그런 다음에 적금 타서 갚으면 되지 않겠느냐?

 

살 물건들이 있고 돈이 들 일이 있다면 무조건 카드로 결재하고 후에 갚아라.

 

세상에 딸 결혼한다는데 이렇게 얘기하는 아빠도 있을까마는 난 그렇게 말했고

 

우리 딸은 아빠가 시키는데로 해서 결혼식을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한번씩 치룰 수 있었다.

 

우리 사위는 바이오 엔지니어링(생명공학)을 전공하는데 올 6월에 샌디에고에서 졸업을 하며

 

현재 피츠버그 대학교의 박사과정에 입학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이며

 

다른 대학들에서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두서너 군데 합격 통지를 받은 모양인데 켈리포니아를 떠나기가 두려워 하는 것 같아

 

가능하면 멀리 가서 공부하라고 하였다. 이곳과 기후도 다르고 생활도 다른 곳에서

 

공부하는 것도 가치있는 일이라면서.....

 

아직은 결정을 못하고 있는데 딸아이도 이곳에 없고 한국에 있으니 전화로만 의논을 할 수 밖에

 

없고 하니 결정을 못하는 것 같다.

 

어제(일요일) 저녁 장모(내 아내)가 준비해 준 일주일 동안 먹을 찬 거리를

 

이손 저손에 들고 떠나는 녀석을 보며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을 운전해 와서 마누라도 없는 처가집에서 주말을 보내고

 

또 반찬거리를 싸 갖고 하숙집으로 떠나야 하는 신세,

 

처량하지 않은가?

 

나 같으면 절대로 마누라 혼자 한국에 보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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