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비오는 날의 노량진 수산시장-고국방문 4

Cmaker 2005. 5. 23. 17:06

5월 17일(화)

 

일요일, 월요일은 무엇을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화요일은 내가 고국을 방문한 비지니스상의 목적을 이루는 날이라 기억이 뚜렷이 난다.

 

일단 약간의 해프닝이 있기는 했지만 예상한대로 성과를 거두고 오전의 일정을 마쳤다.

 

비는 계속 내리고 7시에 노량진 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택시를 잡아타고 노량진 역에서 내려 기다리니 선배가 먼저 오고 친구도 나타났다.

 

비내리는 날 회 먹으면 안된다는 시중의 얘기를 뒤로 하고

 

우리는 노량진 수산 시장 2층의 불빛이 찬란한 횟집에 자리를 잡았다.

 

소주에 백세주를 타서 마시며 묵은 얘기들을 풀어 놓는데 같은 서클에서 활동하던 친구(여)가

 

전화를 했다. 노량진 역에 도착했는데 차를 어디에 파킹시키냐고...

 

잠시후 그 친구가 등장하였다. 아주 우아한 중년을 넘어선 중학교 국어선생님이 되신..

 

지난 해 12월 19일 딸 아이 결혼식에서 만났을 때보다 훨씬 더 젊어진 듯 하다.

 

차를 갖고 온 관계로 술은 마시지 않고 대화에 보따리를 하나 더 풀었다.

 

집이 멀고 비가 계속 오는 관계로 갈 일이 걱정된다며 국어선생님이 먼저 일어섰다.

 

그냥 갈 수 있냐면 포옹을 한번 하잔다. 좋지...

 

두 남자들의 의심이 듬북 담긴 눈길을 받으며 우리는 어색하게 포옹했다.

 

셋은 계속해서 마셨다.

 

일어설 때 나를 제외한 둘은 몹시 취해 있었다.

 

친구가 자기 집으로 가잔다.

 

취한 우리는 용산역까지 전철로 이동하고

 

한참을 걸었다. 비를 맞으며 비속에 가면서 친구는 우산으로 나를 자꾸 때렸다.

 

넌 멋진 놈이라며...

 

세대나 맞아 우산이 완전히 휘어져 버렸다-후에 내가 숙소로 갈 때 이 우산을 사용한 관계로

 

알게 되었다.

 

두번만 더 멋있었다간 맞아 죽겠다.

 

친구는 아주 잘 살고 있었다.

 

친구의 부인도 적당히 나이를 먹은 티가 나는 얼굴에 몸매는 처녀때 그대로

 

아주 마른 모습이었다. 대접을 잘 받고-모두 취해서 무엇을 어떻게 먹고 마셨는지

 

확실히 기억에 없으나 맥주를 마시고 안주로 뭘 먹었나?

 

다시 한 잔 더 하자며 우리 셋이 밖으로 나가면서 난 친구의 부인에게 함께 가자고 하였다.

 

넷이서 택시를 잡아 타고 내 숙소로 왔다.

 

스카이 라운지에서 레스트랑을 운영하는 사장이 낮에 우연히 에레베이타에서 만났을 때

 

반갑게 맞이 하면서 작년에 한번 만났던 기억을 아주 좋게 갖고 있다고 하면서 한번 들려 달라고

 

한 생각이 나서 스카이 라운지로 갔다.

 

거의 끝날 시간이었지만 사장은 날 보더니 들어 오란다.

 

넷은 맥주에 과일에 마른 안주에 계속 마시고 먹었다.  모두 차도 없겠다.

 

레스트랑 주인은 다른 손님이 들어오니 문 닫았다며 손님을 받지 않았다.

 

한참을 더 떠들다가 일어서는데 돈도 내지말고 그냥  가란다.

왜?

그냥 내가 좋단다.

그리고 내일 내 방으로 꽃을 보내 주겠단다.

왜?

혼자 외롭게 주무실텐데 꽃냄새라도 맡으면서 주무셔야 한다나...

내 방으로 내려와 냉장고의 찬 음료수를 꺼내 마시고 지금은 기억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얘기들을 나누고 선배와 친구 내외는 돌아갔다.

집에서 입고 있던 차림으로 나온 탓에 우산만 각각 들었지 돈을 안 갖고 왔단다.

택시비 만원이면 되냐?

충분하단다.

자, 언제 또 만날지 모르지만 이젠 안녕이다.

이렇게 즐겁게 떠들고 마시고 먹고 또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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