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미국 횡단 4

Cmaker 2017. 5. 26. 05:25

아침밥을 호텔에서 먹지 말고 새벽 4시에 일찌감치 떠나자는 아들을 달랬다. 푹 자고 6:30에 일어나 7시부터 주는 아침을 먹고 떠나자고. 돈을 따로 내고 사먹을 필요도 없고 아침먹고 떠나도 충분하다고. 


녀석은 7시에도 일어나지 않았다. 발바닥을 간지럽혀도 자세만 바꿀 뿐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혼자 먹기로 한다. 한상 가득 차려 놓고 막 먹기 시작하는데 녀석이 내려 왔다. 

역시 출발을 아들이 운전대에 앉았다.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오늘은 아이오와주와 근접한 네브라스카주의 오마하까지 가야 한다. 8시 출발해서 10시까지 딱 두 시간 운전하더니 졸음이 온다며 교대하잔다. 

나는 눈을 감고 오던지라 어느 정도 피로는 풀려 있었다. 12:30까지 운전하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Des Moines라는 도시에서 내렸다. 제법 큰 도시였다. 아들이 스시를 먹자고 한다. 평이 제일 좋다는 집을 찾았다. '와사비 치'

사람들이 가득했고 스시맨 네명이 똑바로 서서 군인들처럼 군기가 바짝들은 모습으로 바쁜 손놀림으로 각자 맡은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중국인들이다. 딱 보니 주인도 중국인이다. 

아들은 회 7점, 스시롤 한 판, 그리고 지라시를 시켰다. 난 또 장어덮밥을 시켰다. 제것을 다 먹은 녀석이 모자란 눈치다. 우동을 하나 더 시켜 반으로 나누어 달라고 했다. 

아들은 우동 국물을 한 수저 떠먹더니 중국인들의 향내가 난다고 했다. ㅎㅎㅎㅎ. 그러나 열심히 먹고 있었다. 

기운을 충전한 아들이 다시 운전석에 앉았다. 몇차례 교대하겠냐고 물었지만 아들이 도착할 때까지 운전을 했다.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바뀌었다. 심하게 쏟아지고 있었다. 아들은 보스턴에서 콘서트 보고 올 때 이보다 더한 폭풍우를 경험했다며 걱정하는 나를 안심시키려고 노력했다. 

482마일을 운전해 아이오와주와 네브래스카주의 접경 도시 오마하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해 씻자마자 시내 구경을 나섰다. 먼저 박물관을 찾았다. 아들은 동물원을 가고 싶어 했지만 비오는 날 동물원은 곤란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박물관에 도착해 보니 5시에 문을 닫는데 4;57분이었다. ㅎㅎㅎ. 

저녁이나 먹고 들어가자. 역시 아들이 물색한 곳에서 저녁상을 받았다. 점심 먹은 것이 아직 꺼지지도 않았는데. 아들은 굴 7개와 연어 구이를 시켰고 속이 그득한 나는 크램차우더를 시켰다. 

오마이갓. 크램차우더는 완전 소금물이다. 과자를 쏟아 부었지만 여전히 짜다. 물을 부었더니 덜 짜기는 했지만 먹을 맛이 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옆에 있는 Hollywood Candy & Fairmont Antiques에 들어갔다. 의외로 아들이 좋아했다. ㅎㅎㅎㅎ. 

빗방울이 가늘어진지 오래 되었지만 하늘은 여전히 비를 쏟아 부울 태세로 우릴 노려 보고 있었다. 호텔에 도착해 아들은 운동하러 내려가고 난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또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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