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금)
아들은 한잠도 자지 않았다. 꼬박 새웠다. 숙제를 마쳤다. 교수에게 보냈냐고 물으니 오늘 오후 5시까지 니까 시카고에 도착해서 한 번 더 읽어 보고 교정할 것은 교정하고, 첨삭할 부분이 있는가 최종 점검 후에 보내겠다고 했다.
정확하게 4시에 출발했다. 아들은 내 일정표를 보더니 바로 국경을 넘지 말고 캐나다로 가다가 넘어 가는 것이 트래픽도 없고 훨씬 시간이 단축된다고 했다. 맵을 보니 한 45분 가량 단축할 수 있다. 오케이.
운전대를 아들이 잡겠다고 했다. 한숨도 안 자고 무리라고 하니까 아침 식사후에 아빠가 하라고 했다.
어두운 밤길, Waze map에 의존해 길을 나섰다. 예상대로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았다. 한적한 캐나다 농촌 풍경이 이어지고 있었다. 6시 30분경 개스도 넣고 밥도 먹을 겸 프리웨이에서 내렸다. 표시판에 개스와 식사가 가능하다는 표시를 보고 내렸는데 식당은 아예 찾을 수가 없었고 주유소는 문을 열지 않 았다. 다시 프리웨이에 올라 한참을 갔다.
시장기가 느껴진다. 다시 내렸다. 마을로 들어섰다. 차에서는 몰랐는데 밖은 몹시 추웠다. 자켓을 꺼내 입었다. 5월에 이렇게 춥다니.
버거킹이 있었다. 문을 잡아 다니니 열리지 않는다. 7:00에 오픈이다. 6:55이다. 나는 오분을 기다리자고 했다. 아들은 근처에 다른 집이 있을 거라며 다시 차에 탔다. 한 블럭을 옮겨 허술한 식당에 들어섰다. 동네 할아버지 두 분과 할머니 두 분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서자 그중에 한 분이 굿모닝하면서 일어서더니 주방으로 들어간다. 주인공 주방장겸 웨이트 리스를 겸한 분이다. 그리고 무엇을 먹을 것인가 물었다.
오더를 하자마자 요리를 시작한다. 잠시후에 그 요리들이 두 개의 접시에 나뉘어 테이블에 놓여졌다. 달걀은 터지고 감자는 너무 폭삭 물렀고, 빵조각도 별로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집에서 엄마가 만든 음식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내가 운전을 했다. 아들은 깊은 잠에 빠졌다. 하룻밤을 꼬박 샜으니 그럴만 하다.
한참을 달려 가서 국경을 넘는다. 몇가지 물어 본다. 어딜 가냐? 어디서 오냐?
국경을 지나고 또 한참을 달렸다. 점심 때가 되었다. 아들은 여전히 꿈속을 헤매고 있다. 아들에게 밥을 먹지 않겠냐고 물으니 더 자겠다고 한다.
혼자 들어가서 피자를 시키려는데 아들이 들어왔다. 아들에게 기호에 맞게 토핑을 하라했다. 3개를 할 수 있다. 아들은 양파, 소고기, 파인애플을 주문했다.
무지 달다. 맛있게 먹고 두 조각을 남겼다. 후에 아들이 호텔에 도착해서 먹었다.
비가 오기 시적한다. 한두 방울 떨어지더니 제법 굵어졌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아들은 숙제를 마무리 해서 교수에게 보냈고 나도 회사와 연결해서 몇 가지 일을 해야 했다. 아들의 랩탑을 빌렸다. 전화기보다는 훨씬 편하다.
여지없이 저녁식사 시간이 돌아왔다. 오늘은 아들이 투고해오기로 했다. 아빠가 신경이 곤두서 있는 걸 눈치챈 것 같다. 금요일 마감 때가 되면 정신을 집중해서 몇가지 일을 처리해야 한다.
아들이 잔뜩 사갖고 왔다. 멕시칸 음식이다. 삼인 분을 다 먹을 순 없지 않은가? 아들이 맥주까지 식스 팩을 사왔다. 맥주와 멕시칸 음식은 환상적인 궁합이다.
배불리 먹고 이닦고 바로 취침이다. 아들도 오늘밤은 본격적으로 잘 태세다. 이렇게 삼일 째 밤이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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