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방문

풀잎향기-고국방문 3

Cmaker 2005. 5. 23. 10:36

5월 14일(토)

 

간 밤에 지나친 음주로 인해 아침부터 계속 잠만 잤다.

 

오후에 일어나 몇가지 볼 일을 마치고

 

대학 동창들이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갔다.

 

풀잎향기라는 산중 음식 전문점

 

동창 중에 한 사람이 스님인 관계로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그리고 잡은 모양이었다.

 

전철을 여러차례 갈아 타고 동국대 입구역에서(장충동) 내려 지하도를 올라 가는데

 

혹시 ###선생님 아니십니까? 하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보니

 

젊은 얼굴, 알듯 모를 듯한 얼굴이 계단 위에서 아래에 있는 나를 내려다 보며 묻고 있었다.

 

아... 누군가 기억을 더듬는데..

 

선생님 저, 임** 입니다.

 

아, 생각나는 이름이고 얼굴이었다.

 

임군의 부모님도 잘 알고 특히 아버님은 임군이 재학 당시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문상을 간 기억도 있고 해서 기억할 수 있었다.

 

아, 그래 반갑다. 그래 지금 무슨 일을 하는고?

 

예,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에서 교수로 있습니다.

 

아, 그래 잘되었구나...

 

선생님은 이런 일을 미국에서 하고 있다. 명함을 건네 주고 헤어졌다.

 

풀잎향기에 도착하니 약속 시간보다 10여분 늦었다.

 

네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해외 화물 운송회사를 하고 있는 친구,

 

모 중학교 교사로 있는 친구,

 

중앙승가대학 교수로 있으며 서울의 모 사찰 주지로 있는 친구(여),

 

큰 딸 이화대 졸업하고 좋은 직장 취직해 있고 서울 법대 재학 중인 아들을 둔 자식 잘 키운

 

욕심많은 아줌마,

 

그리고 얼마후에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친구가 들어 오고

 

이어서 의류사업을 하는 친구와 농장을 하는 친구,

 

끝으로 철강회사를 하는 친구가 들어왔다.

 

옛날 대학시절 얘기로 꽃을 피우며 음식을 다 먹어 갈 무렵

 

스님인 친구가 자리를 먼저 일어났다. 내일이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라

 

그 준비가 한참인데 여기 참석하느라고 주지 스님의 부재로 문제가 발생한 모양이다.

 

서로 서울에 살고 있으면서도 바쁘게 사느라고 대학을 졸업한 후 처음 만나는 친구도

 

있었다.

 

지난 99년에 우리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만나고 처음 만난다면 내가 자주 나와야 한단다.

 

글쎄....

 

10시 30분에 문을 닫는다는 말에 10시 40분을 지나며 풀잎향기를 나와

 

근처의 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남아 있던 여자 동창도 귀가를 서둘렀고 나머지 7명의

 

사나이들은 그동안 살아온 얘기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등에 대해 자신들의 견해를

 

밝히고 있었다.

 

01시에 문을 닫는다는 그 집을 나와 헤어지며 또 다음 날을 기약했다.

 

해외 화물운송회사를 운영하는 친구가 태워준 탓으로 쉽게 숙소까지 올 수 있었다.

 

이 친구와는 같은 서클에서 활동하였기에 보다 더 각별한 사이이며 친구가 결혼할 때

 

충북 영동까지 가서 결혼식 사회를 보기도 하였다.

 

가는 도중 차안에서 서클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깊은 밤 자다가 깨서 전화를 받으면서도 아주 반가와 하면서 다음 주 (5/17)화요일에 셋이 만나

 

대포 한 잔을 하잔다.

 

대학 시절 술을 전혀 하지 않던 선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