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더운 날 걷기

Cmaker 2021. 7. 7. 00:41







오늘 비대면 수업을 하는 손녀랑 짜장면을 시켜 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이리 뒹굴 저리 뒹굴하고 있었다.

늘 친 형님처럼 배려를 우선으로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사돈께서 오늘 집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함께 올림픽 공원을 걷자고 연락했다.

해가 가장 높이 떠서 더위가 한참이라 걷기 힘들 때. 그냥 가만히 있어도 땀이 등과 배로 흘러내리는 날, 우리는 공원을 걸었다. 땀이 온몸을 적셔서 흠뻑 젖은 빨래를 걸치고 가는 것과 다름없이 되었다.

올림픽 공원을 한 바퀴 휘익 돌고 올림픽 아파트 쪽으로 나와 둔촌동 방향으로 걷다가 한국체육대학 지나 사거리에서 좌회전, 올림픽 대교를 향해 걸었다. ,

걷다가 사돈이 저녁 때가 되었으니 곰탕이나 한 그릇 먹고 가자고 했다. 시게를 보니 5시가 될랑 말랑 하고 있었다. 2시쯤 늦은 점심으로 짜장면을 먹었는데 곰탕이라. 아주 계획을 하고 나오신 분께 뭐라 드릴 말씀이 없었다.

그래서 곰탕집으로 들어갔다. 맥주부터 시키신다. 술이라고는 입에도 안 대는 분이 맥주부터 시키는 건 순전히 나를 위해서다. 사양하지 않고 한 잔 따라 벌컥벌컥 마신다. 땀 뻘뻘 흘리고 마시는 맥주의 시원함, 아는 사람들을 알 거다.

무슨 탕인지 생각나지 않지만 특으로 시켰다. 도가니가 잔뜩 들었다. 짜장면 먹은 배에 맥주를 밀어 넣어 면을 탱탱 불려 놓고, 고기를 계속 넣으니 배가 남산만해졌다. 맥주를 한 병 더 시키신다. 당신은 한 잔도 안 하시는 분이. 극구 사양해서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다. ㅎㅎㅎㅎ. 깍뚜기와 김치도 맛있는 집이다. 한 접시씩 더 시킨다.

보람있고 알찬 하루를 이렇게 계속 밀어 넣기를 하면서 힘차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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