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미국 이주 12주년 기념식-나 홀로 치르며

Cmaker 2005. 3. 4. 15:10

1993년 3월 3일

 

미국에 살기로 하고 미국 땅을 밟은 날이다.

 

1987년부터 미국에 네다섯 차례 방문을 해서 몇달씩 놀다 간 일은 있지난

 

12년전, 오늘은 미국에 아주 살러 왔던 것이다.

 

오늘 나 혼자 그 12주년 기념식을 이곳에서 할까 한다.

 

이미 유학와 있던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아들은 벌써 30이 넘어 결혼하였고

 

중학생이었던 둘째(딸)도 작년 말(12/11)에 이곳에서 결혼식을 치렀고

 

한국에서는 12월 19일에 한전 본사 강당에서 식을 올린 바 있다.

 

그리고 미국에 와서 낳은 9살짜리 딸과 7살짜리 아들이 국민학교에 다니고 있다.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유학보낸 자식들과 함께 살기 위해 시작한 미국생활,

 

지난 12년 동안 이것 저것 참 많은 일을 해왔다.

 

처음 도착해서 운전면허 시험을 치뤘고 바로 헬즈클럽에 가입하여 운동을 하며 일자리를 찾기 시작하였다.

 

헬즈클럽이 한국과 달리 아주 저렴하다. 월 10여불 정도면 아주 좋은 시설을 갖춘 곳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처음에 가입할 때 약 1,000여불 정도를 낸 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지금도 그때 가입한 헬즈클럽에서 매일 아침 수영을 하면서 아침을 열고 있다.

 

이 헬즈클럽에서 만난 Orange County Senior College(개인이 비영리단체로 등록한 학교) 학장님께서

 

내게 노인분들께 기초 영어를 가르쳐 줄 수 있냐고 요청하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영어를 가르치는 것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하였다. 무보수로 일주일에 이틀씩 하루 2시간을 강의했다.

 

중학교 1학년 교재를 한국에서 가져다가 복사하여 교재로 사용하였다.

 

미국 생활,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를 놓고 많은 연구를 하였으나 영주권도 없고

 

마땅한 직업을 찾을 길도 없어 친구의 권유로 가드닝 비즈니스를 시작하였다.

 

남의 집 정원을 청소하고 나무들을 다듬어 주는 일인데

 

한달에 얼마의 정도의 총수입을 올리느냐에 따라 그 가격의 5배 정도를 주고 거래가 되고 있었다.

 

나는 일본 사람이 하던 것을 3배를 주고 샀다.

 

일은 두명의 멕시칸들이 주로 하고 나는 청구서를 보내고

 

돈(한국식 가계수표)을 우편으로 받아서 멕시칸들에게 매주 금요일에 주급으로 나누어 주었다.

 

가드닝 비즈니스를 하면서 한 10여개월 지났을 때 학원을 차렸다.

 

아나하임이라는 도시와 가데나라는 도시에 방과후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원을 차려

 

선생님들을 고용하여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과후 교실을 열었다.

 

또, 비데오 가게도 인수해서 운영하였다.

 

가드닝 비즈니스는 5배를 받고 다른 사람에게 팔았고 학원도 몇개월 운영하다가

 

1곳은 그냥 문을 닫았고 다른 하나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팔았다.

 

결국 비데오 가게만 운영하게 되었는데 한 4년 정도 운영하던 중

 

내가 영화를 사오던 도매상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인수하게 되었다.

 

결국 가게가 두개가 된 것이다.

 

그러던 중 1998년 비데오 가게를 팔았고

              1999년 도매상도 팔게 되었다.

두 가게를 판 돈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한 8개월 놀다가

 

직장을 갖게 되었으며 2년을 일하다가 다른 업체로 옮겨 3년을 일한 후

 

지난 해 6월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회사를 관두게 되었다.

 

결국 지난 해 10월 지금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의 주식을 100% 인수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지난 12년을 어찌 글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마는

 

항상 어렵다고 생각하는 때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길이 열린다는 사실을 여러분들께 알려주고 싶어 몇자 적어 본 것이다.

 

인생이 평탄하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굴곡이 있다면 그 굴곡을 평평하게 펴 가면서 살며는 되지 않겠는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운 날 걷기  (0) 2021.07.07
일찍 출근한 날  (0) 2021.02.05
어느 제자 이야기  (0) 2007.06.02
치과 가는 날 생긴 일  (0) 2006.10.07
추석 단상  (0) 2006.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