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아들과 함께 겨울 산행

Cmaker 2005. 2. 16. 09:45

이제 7살하고 3개월된 아들과 함께 산에 올랐다.

 

한 친구는 한국에 가고 또 다른 친구는 다른 볼일이 있다하여

 

혼자 산으로 떠나려는데 아들이 함께 가기를 원했다.

 

둘이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집을 나섰다.

 

주차증을 친구가 갖고 있어 일년치(30불) 주차권을 끊으려는데 하나를 더 사면 5불에 주겠단다.

 

35불에 일년치 주차권 2장을 샀다.

 

켈리포니아내의 모든 산림에 차를 세울 때는 이 주차 허가증을

 

자동차 안에 부착시켜 놓아야 한다.

 

산을 오르면서 아들에게 절대로 뛰지 말고 천천히 걸을 것을 신신당부하였으나

 

얼마 걷지 않아서 아들은 뛰기 시작하였다.

 

아빠보다 먼저 가려고 자꾸 내 앞을 뛰고 있었다.

 

천천히 갈 것을 계속 요청하였으나 막무가내로 앞서 나간다.

 

얼마간 걷더니 쉬었다 가잔다.

 

조금만 더 가서 쉬자며 눈이 덮혀 있는 곳까지 왔다.

 

신발 위에 아이젠을 착용하고 아들에게도 착용시켜 주었다.

 

얼마를 오르니 지난번 눈사태로 길이 막혀 있는 곳까지 왔다.

 

산같이 높은 눈더미를 넘어 길을 찾아 내려가니 또 다른 언덕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은 그만 가기를 간절히 요청하였다.

 

결국 그곳에서 자리를 잡고 준비해간 더운 물과 케잌으로 요기를 하고

 

하산하기로 하였다.

 

올라 올때와 달리 이번에는 냇물을 따라 가기로 하였다.

 

길을 가다 보니 본래 길에서 멀리 떨어지게 되었으며

 

길이 아닌 곳을 헤매게 되었다.

 

결국 바른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냇물을 건너야만 했다.

 

외나무다리 위로 냇물을 건너고 보니 아들이 저편에서 난감한 얼굴로 쳐다 보고 있었다.

 

아들아 그냥 살살 걸어라.

 

결국 아들은 물에 빠지고 말았다.

 

물살은 빠르고 눈 녹은 물이 흐르고 있어 수온이 매우 낮으며

 

3주전 쯤에 멕시칸 아이 둘과 어머니가 빠져 죽었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기억에 순간적으로

 

당황하였으나 겁에 질려 크게 울어대는 아이를 우선 건너편으로 다시 돌아가게 하였다.

 

다리 중간까지 가서 아이에게 살살 오라하니 다리위를 기어 오고 있었다.

 

이는 오히려 더 위험하다. 다리가 뒤집힐 수도 있어...

 

다행히 수심이 그리 깊지 않아 아이에게 스틱을 물에 짚고 의지하여 건너게 하였다.

 

한 손은 내가 잡아주고'''

 

다리를 건너온 아이는 안도감에 한숨을 쉬며 무서웠다고 계속 애기를 한다.

 

이제는 빨리 차로 가서 젖은 옷과 양말을 벗기고 집으로 가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되었다.

 

부지런히 내려와 차에 타자마자 젖은 옷을 벗기고 준비해간 마른 옷으로 갈아 입혔다.

 

출발하자 마자 아들은 골아 떨어졌다.

 

집에 도착할 때쯤 아들에게 짜장면 먹고 갈까?

 

하니 라면이 먹고 싶다고 하였다. 난 짜장면이 먹고 싶은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내에게 라면을 끓이라 하고 둘은 샤워를 하였다.

 

아, 즐거운 아들과의 산행.....

 

아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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