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로운 친구가 왔다.
얼마전부터 합류하기를 원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참가치 못하다가
오늘 함께 산행을 하기로 했다.
넷이 산을 올랐다. 눈이 많이 녹았을거라는 생각들이었지만 산에는 아직도 눈이 많이 있었다.
친구 셋을 두고 혼자 먼저 올랐다.
지난 번에 눈사태로 인해 길이 막혀 돌아섰던 곳에서 이리 저리 궁리하다가
가장자리에 길을 찾아 넘어섰다.
혼자 아무 말없이 그저 산을 오르는 길
가뿐 숨을 몰아쉬며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걷는 길
모든 판단을 혼자 해야 한다.
친구들과는 적어도 40분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을 찾지 못한 앞선 간 이들이 비탈을 오르며 남겨 놓은 자국을
디디며 오르는데 경사가 매우 심해 친구들이 오를 일이 걱정되었다.
거진 온 것 같은데 계속 미끄러지며 시간이 지체되었다.
마침 반바지 차림의 젊은 이가 내려 오고 있었다.
얼마나 남았냐? 저기 저 하늘이 보이는 곳이다. 한 20분 걸릴 것이다.
정상, 아이스 하우스 새들 올라 보니 눈에 파 묻혀 이정표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 가슴 가까이 눈이 덮고 있다는 애긴데.
바람은 몰아치고 인적은 없고
일단 점퍼를 입었다. 더운 물을 마시고 아이젠을 갈아 끼웠다.
친구가 한국에서 구입한 착용이 간편하고 고정이 잘되는 것으로 바꿔 신었다.
바닥의 쇠는 미국에서 산 것이 더 길고 튼튼한데 끈으로 묶어 사용하다 보니
어느 정도 지나면 쇠가 옆으로 삐죽 나오거나 겉도는 수가 있었는데 오늘 오르며
불편하였다.
잠시 고요함속에서 방석을 깔고 바르게 앉아 호흡을 하였다.
친구들이 올라왔다가 내려 갈 일이 걱정되어 짐을 챙기고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가는 길은 잠깐이다.
한 20여분 내려오니 친구들이 지친 모습으로 오르고 있었다.
더 이상 오르는 것은 무리다. 하산하자.
친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방향을 돌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약수터까지 내려와 보따리를 크르고 음식을 꺼내 식사를 시작했다.
아버님이 손수 주워다가 말리고 가루를 내서 쒀서 만든 도토리 묵에다
장모님이 만들어 주신 오징어 무침, 멸치 볶음, 아내가 정성스럽게 지어준 잡곡밥,
후배(코스모스 김치 사장)가 준 코스모스 김치(이 김치는 미국 마켓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김, 아내가 정성스럽게 깎아 놓은 배를 디저트로 먹고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가는 데 도사인 친구와 둘이 먼저 내려와 양말을 벗고 다리도 주무르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둘이 신나게 떠들고 있는데 두친구가 내려왔다.
모처럼 새로운 친구가 왔으니 저녁을 먹고 가자고 하여 하시엔다에 있는
중국요리집 신원으로 갔다.
탕수육, 팔보채, 야끼만두를 시키고 백알을 한 병 시켰다.
배불리 먹고 중국집에 와서 어찌 짜장면 짬뽕을 안먹고 가느냐며
삼선 짬뽕에 삼선 짜장을 시켜 반씩 나눠 먹었다.
비탈을 오르며 미끄러지며 꼬챙이를 하도 찍어대서 어깨가 아프고
손목과 팔뚝이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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