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빠름을 흐르는 물이나
날으는 화살에 비유하기도 한다.
참으로 하루 하루가 빠르게 지나고 있다.
특히 돈벌이를 하지 않고
보내는 하루는 무지무지하게 빠르다.
아침에 일어나 밥먹고
몇 사람 만나고
점심먹고
저녁 먹고 보면 밤이다.
텔레비젼 앞에
몇 시간 쪼그리고 앉아 있다 보면
자야 할 시간이다.
주로 텔레비젼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기도 한다.
직장에 출근할 때는 출근해서
직원 미팅하고 간부 미팅하고 나면
점심 시간, 밥먹고 커피하고
사람 만나고 여러 문제들과 씨름하고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이리저리 휘둘리고
저녁에 들어 오는 직원들 한 사람 한 사람씩
일일 보고를 받고
퇴근 후 여러 가지 일로
각종 약속에 마시기 싫은 술도 마시며
회사 일의 연장 속에서
공사의 잡다한 미팅이 이어지고
집에 돌아 오면 12시, 새벽 한 두시
자는 둥 마는 둥 눈 붙혔다
일어 나면 다시 05시, 씻는 둥 마는 둥하고
또, 출발, 교통 혼잡을 피해 -05시 30분에서 06시 사이에 출발-
시내에 나가 운동하고
07시 30분에서 08시 사이에
회사의 내방에 앉아 신문을 읽는다.
그날의 업무를 계획하고 어제의 수금 현황을
다시 점검하고 직원들의 일일 업무 보고서를
다시 읽고 오늘 할 일들을 준비한다.
09시에 다시 직원 미팅, 간부 미팅으로
어제와 거의 꼭 같은 하루를 여는 것이다.
토요일은 식구들과 보내야 하는데
가끔은 각종 회사의 행사로 인해 밖에서 보내고
일요일은 친구들과 산에 가야 하고
거의 식구들과 보낼 시간이 없었다.
거의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고 있자니
만날 사람도 집 근처의 식당이나 커피샆에서
만나며 사람을 만날 때도 아내와 함께 나간다.
그 뻔질나게 울려 짜증나게 하던
셀폰도 거의 울리지 않는다.
하루에 한두 통화나 올까
그것도 거의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 전화들이다.
이러면서
주변에 그동안 쌓아 놓은 수 많은 사람들과
단절되어 사회에서 도태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돈이나 친구가 아니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들의 진심어린 따뜻한 접대나 위로의 말이
아니라
하루를 시작해서 마감할 수 있는
그날 그날의 일이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알던 분들로부터 각종 제안이 쇄도한다.
과연 그 분들의 말대로 일을 함께 한다고 했을 때
그분들의 계획대로 되겠느냐 하는데는 의문이 생기며
자신도 없다.
'기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 늙은 나무의 가지를 보아라. (0) | 2004.07.30 |
---|---|
지는 해의 아름다움 (0) | 2004.07.30 |
직장을 떠나니 사람이 보인다. (0) | 2004.07.28 |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12 (0) | 2004.07.14 |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11 (0) | 2004.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