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라면

Cmaker 2005. 7. 15. 10:38

라면, 라면을 먹기 시작한 것이 아마 국민학교 때부터 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라면을 대한 것은 중학교 시절부터다.

 

라면 한 박스에 18원(?) 몇개 들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에 없다. 아마 20개?

 

박스로 사다 놓고 먹었는데 국수와 함께 먹기도 하고 밥을 먼저 넣고 끓이다가-죽 끓이듯이- 그

 

러나 완전히 죽이 되기 전에 라면과 스프를 넣고 푹 끓인다.

 

가끔은 김치도 넣고 달걀도 넣고 완전히 죽처럼 만들어 먹었다.

 

라면에 얽힌 얘기를 잠시 해 볼까 한다.

 

1. 고등학교 1학년: 한 6개월 가출해서 도서관에서 밥해 먹으며 학교에 다닌 얘기는 이미 앞에서

 

한 적이 있는데 이때 내가 주로 끓여 먹은 것이 라면이다.

 

도서관 연탄 난로에 누런 양은 냄비에 물 넣고 팔팔 끓이다가 라면과 스프를 넣고 끓여 먹을 때

 

뜨거운 국물에 밥까지 말아 먹으면 세상에 부러운 것이 없었다.

 

얘기하면서 가만히 생각하니 내가 집을 나간 시기는 봄철이었으니까

 

라면을 도서관에서 끓여 먹지는 않았던 같다.

 

아마도 라면을 끓여 먹던 시기는 좀더 후라고 생각된다.

 

마음 잡고 사관학교 간다고 공부하던 시절, 시기는 어느 때인지 헤깔리는데

 

도서관(사설 독서실을 이렇게 불렀다. 우리 어머니께서)에서

 

밥해 먹으면서 학교 다니던 시절에 주식이 라면이었다.

 

아, 시기가 생각났다.

 

중학교 3학년이라고 생각된다.

 

다니던 중학교보다 나은 학교에 간다고 공부하던 때였다.

 

별로 친하지 않은 한 녀석이 라면을 먹고 있는데 젓가락을 들고 덤볐다.

 

같이 먹자고..

 

그냥 나눠 먹었으면 별 일이 없었는데 혼자 먹겠다고 하자 이 녀석이 한 젓갈만 먹잔다.

 

그래라 했더니 계속해서 먹는 것이었다.

 

하나 끓여 먹어라 했더니 그냥 이것을 함께 먹겠단다. 안된다고 했더니 라면에다 침을 탁 뱉는 것

 

이었다.

 

혼자 먹겠다고....

 

그래서 그대로 냄비째 들어서 그 놈의 얼굴에 부어 버렸다.

 

지금 같으면 그냥 먹으라고 하고 일어 섰을 텐데...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내 자신이 싫다.

 

 

2. 내가 선생을 하던 시절에 숙직이라는 것이 있었다(내가 근무하던 학교에서는 83년경부터 숙직제도가 없어졌다. 야간 근무자를 채용해서 근무하도록 했다)

 

서무실에 남아 학교에 오는 전화도 받고 비상시에 비상 연락을 하기도 하는 일이 주 업무였다.

 

거의 그런 일은 없지만 학교를 털어 가려고 오는 도둑을 지키는 일도 한다.

 

밤에 후레시 들고 층마다 돌고 순찰함에 몇시에 돌아다는 사인도 하는데

 

대개는 아침에 일어나 순찰함마다 돌며 시간마다 순찰한 것으로 써 넣으면

 

하루 당직이 끝나는 그런 것을 숙직이라고 했는데 화투 좋아하는 선생이 숙직이면 그 일당들이

 

모여 밤새 고스톱도 치고 노는 그런 것을 숙직이라고 했다.

 

내가 근무하던 학교는 고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어서 숙직을 각 학교에서 한 사람씩 서니까

 

두사람이 함께 숙직을 했는데 중학교 선생님 한분과 숙직을 할 때 내가 놀란 사실을 세게 만방에

 

알리려고 한다.

 

음악 선생님이였는데 무지무지하게 체격이(배가) 크신 분이었다.

 

라면을 끓이는데 커다란 아주 커다란 대야 같은 것에 5개를 넣고 끓이는 것이였다.

 

난 예나 지금이나 라면을 1개 이상 먹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이 선생님이 다섯개를 끓이길레 나와 함께 먹자고 하거나

 

누군가가 와서 함께 먹나 보다 했다.

 

그런데 내게 먹어 보란 말도 하지 않고 끓인 것을 혼자 다 먹는 것이었다. 라면 다섯개를.....

 

그 이후로 그 선생님을 똑 바로 쳐다 보지 못하고 지냈다.

 

어찌 인간이 그럴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0) 2017.12.16
김장   (0) 2017.11.23
1987 Summer Camp   (0) 2017.07.21
기억에 남아 있는 선생님들 2  (0) 2005.11.09
라면 2  (0) 200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