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한국방문 2

Cmaker 2021. 5. 11. 14:22

호텔 로비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입실에 필요한 서류라며 기록하라고 주었다. 주로 건강을 묻는 질문서였고, 보건소에 감염여부 테스트 제출을 위한 서류였다. 그리고 24시간 안에 내 거주지 관할 구청에 가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서 검사해서 음성이라는 결과서를 입국시 인천공항에 제출했음에도 또 다시 감염여부를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 잠시후에 보건소에서 입실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를 받은 후에 보건소에 가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방역차량을 타고 가야 한다고 했다. 체온계와 아침식사라며 도시락을 하나 주었다. 

 

그리고 인천공항에서 내 전화기에 만들어준 자가 격리자 앱에 들어가 하루에 두 번씩 체온을 재서 기록하고,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고 했다. 호텔의 방역차량 운행 일정을 보고 몇시에 떠날 지 알려주겠다고 했다. 1401호 이 호텔에서 제일 크고 좋은 방이라고 했다. 실제로 입실후에 방배치표를 확인해보니 이 호텔은 14층이고 각 층마다 다섯 개의 방이 있는데 내가 묵는 방은 코너 방으로 다섯 개의 방중에서 제일 큰 방이고 삼면이 창으로 둘러 쌓여 있어 남산 타워가 보이고 정확하게 무슨 산인지 모르지만 산도 보인다. 빌딩들 사이로.

 

입실하자마자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숟가락을 놓기 무섭게 송파구청에서 전화가 왔다. 내 담당자라면서 하루 두 번 발열 체크해서 보내라고 했다. 오늘 중으로 CPR Test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만일 호텔측에서 차량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내가 방역 택시를 불러서라도 타고 와야 한다고 했다. 그 비용은 5만원 정도 할 거라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로비에 전화해서 송파구청 직우너이 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몇시에 보건소에 갈 것인가 물으니 4시경이 될 거라고 했다. 4시 3분 쯤 전화가 왔다. 지금 내려오라고. 로비로 내려가니 아까 작성했던 서류를 주면서 기사를 따라 가라고 했다. 기사는 하얀 방역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내게 얇은 고무장갑을 내밀면서 끼고 타라고 했다. 장갑을 끼고 자동차에 탔다. 밴이었는데 온통 비닐로 막혀 있었다. 내가 앉은 자리를 제외하고는 비닐 천막을 들춰야만 이동이 가능했다. 운전석과도 완전히 두꺼운 비닐로 막아 두었다. 

 

그런데 안전밸트가 채워지지 않았다. 안전밸트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고 하자 자기가 운전을 안전하게 할 테니까 편하게 계시라고 했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다. 그는 결코 안전하게 운전하지 않았다. 그저 앞으로만 가려고 했다. 남산터널을 지나 한남동을 거쳐 한남대교를 건너면서 계속 끼어들기, 앞지르기를 반복했고, 올림픽대로로 강변을 달리는 차량 물결을 따라 가다가 다시 다리를 건너 가서 또 다시 다리를 건너왔다. 아무튼 악전고투 끝에 송파구청에 도착했다. 

 

그는 차들 대고 내리라 하더니 자기에게 바짝 붙어서 따라 오라고 했다. 그를 놓칠세라 바짝 붙어서 건물과 건물 사이ㅗㄱ에 마련한 검사소로 갔다. 그가 서있으라는 곳에 서있었다. 잠시후 검사신청서를 제출하니 면봉과 검사한 것을 보관할 작은 유리관을 주었다. 그걸 들고 옆의 검사창구로 가니 면봉으로 무자비하게 콧구멍을 쑤셨다. 그리고 다른 쪽으로 입안을 샅샅이 훑었다.

 

검사를 마치고 다시 차로 돌아오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 분도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가 들어간 곳은 검사한 사람들이 나오는 출구였다. 출구로 들어가서 건물안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 멋대로 검사를 받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항의하지 않은 것은 기사가 하얀 방역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그 뒤를 따라가서 그가 시키는대로 했기 때문에 새치기인지 전혀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다. 

 

올 때도 갈 때와 다름없이 앞지르고 끼어들면서 부지런히 달려왔다. 

 

송파구청에 PCR 검사 받으러 가는 차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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