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하나가 아니다

추석

Cmaker 2004. 9. 25. 23:59

미국에도 추석에는 달이 둥글고 큼직해집니다.

 

처름 미국에 왔을 때

 

한국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달을 보고 미국은 달도 크다고 생각했었지요.

 

프리웨이를 운전하며 자동차 안에서 정면에 크게 떠오르는 달을 보며

 

 고국의 추석을 떠올리기도 하지요.

 

일가 친척, 사촌들과 만나 조상들에 대한 차례를 지키며

 

분명히 짝수여야 하는 밥그릇이 홀수인지라 어른들께 여쭈면

 

증조부님께서 할머니를 두분 두셨다는 답변에 얼굴이 뜨거워지기도 했었지요.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사촌들이 차례상에 절을 하지 않고

 

뻐적 서서 두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이 못마땅하면서도 차례에 참석한 것이

 

그냥 좋아 웃음을 만면에 지며 진두 지휘하시던 이제는 고인이 되신

 

큰 집의 대장 사촌 형님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도 많은 분들이 추석 명절을 지내고 있습니다.

 

송편도 빚고 과일도 준비하지요.

 

특히 이곳의 대추들은 한국 대추의 서너 배 이상 크며 물도 좋고 아주 답니다.

 

저는 아버님이 형제들 가운데 막내이신고로

 

99년에 돌아가신 어머님 차례만 지내고 있습니다.

 

어머님이 돌아 가시고 첫해 설에 아내가 말없이 준비한 차례상을

 

놓고 얼마나 기쁘던지....

 

내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 가신 어머니를 위해 준비했더군요.

 

매년 설과 추석 그리고 어머니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방법은 이곳에서 내가 편한 시각에 지내는데

 

한국의 동생들에게 10여분 전에 전화를 해서 앞으로 10분 후에

 

어머니께 인사드리려 하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라 하고

 

차례를 지내고 있습니다.

 

위로 큰 놈들(30살, 26살)은 한국에서부터 보고 자란 탓에 절도 잘 하고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하지만

 

이곳에서 나서 자란 꼬마 둘(9살, 7살)은 그냥 엎드리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단지 어머니 존영이 있으니까

 

돌아가신 할머니를 모신다는 것 정도는 알겠지요.

 

물론 차례를 지낸 후에는 정상적으로 출근해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지요.

 

이곳은 공휴일이 아니니까요.

 

대신에 이곳의 추석날인 추수감사절에는 공휴일로 잘 놀고

 

칠면조도 먹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꼬마들 성당의 한글학교로 데려다 줘야 할 시간입니다.

 

모두들 즐거운 명절 보내십시요.

 

 

 

 

 

 

 

 

 

 

 

 

 

 

 

 

 

 

'길은 하나가 아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유수  (0) 2004.10.17
불면의 밤-인텃넷 바다 속을 헤엄치며  (0) 2004.10.03
노동절  (0) 2004.09.07
꿈은 사라지고  (0) 2004.09.06
사돈 내외와 저녁 식사를 나누다  (0) 2004.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