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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간 최경주

Cmaker 2006. 11. 3. 03:34

인간 최경주

 

지난 주일 오후에 최경주의 플레이를 봤습니다.

벌써 3일째 리더가 되어 나아갔습니다.

저는 그의 살아있는 눈빛을 좋아합니다.

그는 의리가 있습니다. 돈이나 시류에 함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저는 미국으로 오기 일주일 전 '사랑의 교회'에 예배하러 갔다가 전도지에서 그를 처음 만났습니다.

 

얼마 전에는 그에 대한 재미있는 기사가 났었습니다.

미국 노스 케롤라이나 주에 있는 '글레인스보로 한인교회'에 헌금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그가 투어하면서 그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좋은 성적을 거두면 십일조를 하겠다고 했답니다.

그런 그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받은 상금의 10분의 1을 우편으로 보냈다고 그 교회 목사님이 밝힌 것입니다. 얼마냐구요? 액수는 중요하지 않지만, 2만불인가 3만불(3000만원)인가를 했습니다.

피나는 돈이지요.

그러나 그는 그런 약속을 쉽게 하였고

그것을 바로 이행했습니다.

저는 이런 순수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들이 있음에 살맛이 납니다.

 

 

 

 

*다음은 11월 1일자 조선일보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최경주는 그제 미국 플로리다의 PGA 대회에서 우승한 뒤 곧장 비행기를 타고 텍사스 휴스턴 집으로 돌아왔다. 다소 부진했던 한 해를 막판 단숨에 만회한 데다 아시아선수 최다기록인 통산 4승을 올린 날 저녁, 최경주 가족은 아내가 끓인 김치찌개를 들며 자축했다. 아내가 잠깐 컴퓨터 앞에 앉은 사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서 보니 최경주가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아니 최고가 뭐해?” 최경주가 대답했다. “최고는 밥 안 먹냐?”

▶최경주는 날카로운 눈매, 다부진 몸집이 주는 인상과 달리 무척 소탈하다. 말도 구수하고 재미나게 한다. 1996년 준우승만 4차례 하던 최경주가 드디어 간판대회인 한국오픈을 제패했다. 우승 소감이 생방송을 탔다. “방귀가 잦으면 ×이 나오는 법입니다.” 며칠 뒤 그가 다른 인터뷰에서 말했다. “지난번 방송에 적절치 않은 말을 써서 죄송합니다. ‘천둥이 잦으면 비가 온다’로 정정하겠습니다.”

▶최경주가 2000년 미국에 진출한 뒤 2년을 혼자 고전할 때 연습에 매달리는 그의 손바닥을 어떤 이가 봤다. 갓 깔아 덜 굳은 아스팔트 위로 차들이 지나가듯 온통 어지럽게 자국이 패어 있었다. 터진 자리 채 아물기도 전에 또 터지기를 거듭하면서도 그는 하루 1000개씩 공을 때렸다. “서양 선수들의 비(飛)거리와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연습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비제이 싱과 함께 대표적 연습벌레로 꼽힌다.

▶최경주는 1994년 프로 데뷔 직후 한 의류업체와 맺은 스폰서 계약을 꼬박 10년 유지했다. 국내 정상에 오른 뒤는 물론, PGA에서 세계적 선수가 된 뒤로도 계약금이 적다고 불평한 적이 없다. 스폰서가 그를 놓아줄 때까지 그 업체 로고가 찍힌 모자를 쓰고 PGA를 누볐다. 어려울 때 도와준 은혜를 신의로 갚았다.

▶인간 최경주를 아는 기자들은 그의 여러 미덕 중에서도 남모를 선행에 가장 감복한다. 그가 아내를 통해 건네 온 결식어린이 성금만 2억6479만원에 이른다는 사실도 얼마 전에야 알려졌다. 별도로 국내 대회에 올 때마다 상금에 더 얹은 거액을 수재민이나 복지시설에 낸다. 목표는 10년 뒤 어려운 청소년들이 맘껏 배우고 운동하게 돕는 재단을 세우는 것이다. 그 전에 그는 ‘챔피언스 디너’를 주재하고 싶어한다. 최고 대회 마스터스의 개막 만찬에선 전년 챔피언이 메뉴를 고른다. 그 식탁에 된장찌개를 올리겠다는 바람도 그는 곧 이뤄낼 것이다.

 

 

출처 : 빛나는 조연
글쓴이 : 카리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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