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 새끼’를 읽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책읽기를 멀리하는 사람이라면 TV의 만화영화로라도 봤음직하다. 오리들 속에서 자란 미운 오리 새끼가 오리들 틈에서 돋보이는 백조라는 사실을 깨닫고 하늘을 날아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즉,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
그러나 키에르케고르의 ‘기러기’이야기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안데르센의 이야기와 달리 키에르케고르의 [기러기]에선 날 수 있는 기러기가 날지 못하는 거위들을 날게 해주려고 돕다가 거위들로부터 '공상적 바보'라는 비난을 듣는다. 그리고 이런 비난 앞에 기러기는 의기소침해져서 날지 못하는 거위처럼 돼 버린다. 어쩌면 우리들 주위에는 이런 기러기들이 백조보다 더 많이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대중들을 향해 키에르케고르는 외쳤다. ‘거위는 절대 기러기가 될 수 없으나 기러기는 곧잘 거위가 돼 버린다. 경계하라!’
안데르센이 '미운 오리 새끼'를 발표하자 이를 은근히 꼬기 위해 '기러기'를 발표했다는 주장이 있다. 동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이기에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인지 실제로 두 사람의 관계가 좋지 않아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있음직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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