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와 백수 바다에 다녀 오다.
아이들을 학원에 내려 놓고 집에 들어서자 마자
오랜만에 바다에 갈까
아내 역시 기다렸다는 듯이 그럴까
이렇게 해서
모처럼 아내와 바다에 갔다.
지난 2주 동안 바다 옆의 도로를 자동차로 많이 지나 갔어도 -처가집을 왔다 갔다하면서 1번도로(태평양 연안도로) -
Beach에 파라솔을 펴 놓고 앉았다 오기는 꽤 오랜만이다.
두어달 전에 아이들과 함께 가서 앉았다 오기는 했지만
아이들도 없이 단 둘이 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언제 쯤이었는지
우리는 함께, 아니 교대로 누워 있었다.
바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었다.
Huntington Beach는 우리 집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신문을 보다가, 책을 읽다가
준비해 간 복숭아도 먹고, 수박도 먹으며
바다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그렇게 있었다.
고래가 물놀이 하는 사람들 곁을 헤엄치며 다니는 모습에 우린 깜짝 놀랐다.
바로 사람들 곁에서 물위로 잠간 올랐다 물 속으로 들어 갔다 하면서
두마리가 그렇게 놀고 있었다.
고래 두마리가 사람들이 놀고 있는 곳을 찾아 온 것이었다.
처음에는 계속 고래들의 모습을 즐기고 있었으나
조금 시간이 지나자 별로 이상스레 여겨지지 않았다.
나는 나대로 물속에서 파도를 즐겼다.
넘실대른 파도 위로 몸을 실어 보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면서 ......
오다가 아내는 불고기에 칡냉면을 나는 짜장면을 맛있게 먹었다.
도서관에 들려 책을 반납하고 아내는 힐러리 자서전을
나는 한국영화 테이프를 3개나 빌려 왔다.
내가 살고 있는 라미라다(La Mirada) 시의 도서관에는
한국 소설이나 영화들이 많이 있다. 그만큼 한국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한잠 늘어지게 자고 빌려 온 영화 조폭마누라를 보다가
학원에서 돌아온 아이들과 수영장에 가서 놀다 돌아와 저녁먹고
아이들은 방으로 올려 보내고 조폭마누라 마져 보고
이제 막 자리에 앉았다. 뭔 영화가 이 따위인지, 아,
하루가 또 이렇게 무의미하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