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산행
한 2년여만에 네 식구가 산행에 나섰다.
남가주에서 제일 높다는 Mt. San Gorgonio,
매주 이곳을 찾는다는
친구(대학 동창) 부부와 함께 올랐다.
나 혼자 따라 나설 참이었는데
친구가 아이들도 데리고 오라고 해서
잘됬구나 하고 온 식구가 나서기로 했다.
어제 밤에 일찍 취침을 시킨 탓에
5시 10분에 깨우는데도 발딱 발딱 잘 일어난다.
아내가 샌드위치 만들어 넣고, 물 5통 넣고
6시 3분에 집을 나섰다.
가다가 개스를 가득 채우고
친구와 만나기로 한 Redland(38번 Fwy에서 내리자 마자)의 모 스토어의 주차장에서 만났다.
7시 4분
1시간 1분 만에 도착했다. 중간에 개스 넣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친구 차를 동네 주택가에 주차시키고 친구 부부는 우리 차로 옮겨 탔다.
이 산을 오르려면 Ranger Station에 들려 Permit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Ranger Station에 들리니 문이 잠겨 있었다.
사무실 문이 닫혀 있을 때는 Permit 신청서를 작성해서 사본은 우리가 갖고 원본은 박스에
넣으면 된다. 우리가 가려는 Vivian Creek Trail은 신청서 양식이 떨어졌다.
산에 올라가도록 제한한 인원이 충족되었을 때는 더 이상의 입산이 허용되지 않는다.
난 그냥 다른 곳의 신청서를 써 넣고
우리가 본래 오르려고 했던 Vivian Trail을 갔으면 했는데
친구는 남아 있는 South Fork Trail 신청서에 기입을 하고
자동차로 한 십여분 더 오른 후에 South Fork Trail을 오르기 시작했다.
매주 다니던 Mt. Baldy 주변의 산행 코스들과는 달리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걷는 코스였다.
구비 구비 돌아가는 산 길을 아줌마 둘과 딸이 가고 있다.
아들의 재작년에 산 등산화가 딱 맞는 듯 싶었는데 너무 꼭 낀 탓인지 뒤굼치와 발 몇군데에 물집이 생겼다. 딸 아이가 찍었다.
일회용 반창고를 붙혀주고 천천히 가기로 했다. 친구가 산행을 시작하며
라면을 갖고 왔다고 했더니 언제 라면 먹을 것인지 게속 묻는다.
라면 먹고 빨리 집에 가잔다.
친구가 아들을 살살 달래가면서 계속 걸어가고 있다. 아빠인 나보다 더 내 아들을 잘 다룬다.
친구는 딸만 하나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워싱턴에서 일하며 법대에 다니고 있다.
곧 변호사가 될 모양이다.
점심 먹기 위해 잠시 머물던 Lost Creek의 물줄기-물소리가 경쾌하다.
딸아이가 발을 담그고 싶어해서
신을 벗은 딸을 내가 안아서 담그게 했는데 한 발을 넣자마자 너무 차다며
하기 싫단다. 그냥 무시하고 두 발 다 넣어줬다.
딸아이도 등산화가 맞지 않아 운동화를 신고 왔는데 발이 많이 아프단다.
그만 가기로 하고 Lost Creek에서 라면을 끓였다.
아내가 준비한 샌드위치를 나눠 먹고 친구가 끓인 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수박, 참외, 토마토, 커피, 등을 먹고 12시 정각에 하산을 시작했다.
아들은 친구따라 잘 내려가는데 딸아이가 발이 아픈 탓인지 매우 힘들어 한다.
맨뒤에서 딸과 천천히 걸었다.
한 서너번 신을 벗고 발을 주무르고 다시 걷기를 반복하면서
주차장에 도착하니 1시 45분,
차를 타고 친구가 차를 세워둔 곳에 친구부부를 내려주고 집으로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과 아내는 목욕하고
나는 보고서를 시작했다.
지금 시각이 6시 15분
아내가 만드는 김치찌게 냄새가 온 집안에 퍼지고 있다.
나도 목욕을 하고 저녁을 맛있게 먹어야겠다.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