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이를 악물며

Cmaker 2021. 2. 4. 05:17

2주 전쯤 왼쪽 어금니가 불편했다. 찬물을 마실 때 이가 시렸고, 시큰거렸다. 음식을 씹을 때마다 통증이 심했다. 사나흘이 지날 무렵 괜찮아졌다. 아마 음식의 단단한 부분이 어금니 틈사이로 들어가 신경을 건드린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지만 통증이 사라지니까 병원에 갈 생각도 사라져버렸다. 다행이라 생각하고 지나치려는데 이번에는 오른쪽 어금니에 통증이 느껴졌다. 증세는 왼쪽과 똑 같았다. 마침 곁에 있던 부인이 치과의사인 친구에게 어금니의 불편함을 얘기하니 무조건 다니는 치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 보라고 했다. 일 년에 한 번 스케일링하는 것 말고는 치과에 갈 일이 없는데 마침 일 년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지난해 121일 치과에 다녀왔으니 딱 일 년이 지났다. 김인권 치과에 전화했다. 김인권 원장은 초등학교 고등학교 동창생이다. 친구는 코로나 19로 병원 문을 아예 닫았다고 했다.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화요일 오후 4시까지 오라고 했다.

 

엑스레이를 찍었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단지 지나치게 이를 자주 악물기 때문에 치아의 표면이 달아서 그럴 수 있다며 본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스케일링만 했다. 충치도 없고, 사랑니도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며 보기 드물게 건강한 치아라면서 조상께 감사드리라고 했다.

 

스케일링 대금을 지불하려고 하니 돈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늘 그랬다. 그럼 저녁식사를 하러 가자고 하니 식당 안에서 식사를 할 수 없고 주차장에 친 텐트 속에서 먹어야 하니 그럴 바에야 자기 집으로 가자고 했다.

 

식사를 대접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식사를 대접 받게 생겼다. 병원에서 자동차로 20여분 떨어져 있는 친구 집으로 갔다. 친구는 스테이크를 굽고 부인은 배추전을 부치고 잠깐 사이에 찹쌀밥까지 해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친구가 구운 빵과 비스켓에 커피와 차까지 아주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실컷 웃고 떠들다 보니 8시를 지나고 있었다. 4시에 만나 4시간이나 지났다.

 

9시면 잠자리에 드는데 집까지 적어도 40분을 걸릴 테니 일어서야 했다. 친구부부의 환송을 받으며 집으로 향했다. 달리는 차량들 속에 섞여 프리웨이를 운전하며 내려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를 여러 차례 악물고 있었다. 습관이 된 듯하다. 운전하면서도 이를 악물다니.....

 

평소에 언제 이를 악무는가 생각해보았다. 운전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힘쓸 때, 오마이갓,  -- 중에도 이를 악물었다. 특히  ~~할 때는 이를 더 꽉 물지 않았던가. 건강한 치아를 위해 이를 악물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김인권 치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