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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일기

Cmaker 2019. 4. 24. 01:44

 

 

고교 7년 선배가 전화했다. 점심 함께 하자고. 이남장에서. 부지런히 달려갔다. 12:10, 늦은 줄 알았는데 선배가 안 계셨다. 선배에게 전화하니 12:30 약속이란다. 오마이갓.

 

잠시후에 동기 김익동 군이 왔다. 선배가 나오라고 했단다. 김 군은 4월 4일 이미 안사모 모임에서 만났고 내일 24일 함께 울릉도에 가기로 했는데. 또 나온 것이다.

 

수육에 소주 세 병, 맥주 한 병을 마셨다. 탕까지 한 그릇 먹고나니 배가 터질 지경, 바로 옆의 커피집으로 옮겨 아메리카노 한 잔.

 

커피를 마시며 선배는 너무 아쉬워 그냥 보낼 수 없다며 울릉도에서 온 다음날 27일 산행을 함께 하기로 했다.

 

선배와 헤어져 김익동 군과 봉은사 방문. 부처님 오신 날을 위한 연등이 하늘을 덮고 있다.

 

김익동 군은 한 군데 더 들렸다 가자고 했다. 서점. 코엑스 빌딩에 있는 별마당 도서관, Starfield Library 김익동 군은 오늘이 책의 날이라면서 자기가 책을 사주겠다며 몇 권 고르라고 했다. 지난 번에 18권을 샀고, 석광훈 신부가 한 권, 또 다른 친구가 1권 사줘서 20권이나 지고 가야하니 사양하겠다고 했다.

 

그렇다. 오늘 4월23일은 '세계 책의 날'이다. 1995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제정한 책의 날은 도서출판을 장려하는데 그 첫 번째 목적이 있다. 아울러 독서와 저술 및 이와 연관된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며, 책의 창조적, 산업적, 정책적, 국내적, 국제적 측면 등 다양한 면모를 끌어내려는 노력에서 제정한 것이다.

특별히 4월 23일로 결정한 것은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 까딸루니아 지방 축제일인 ‘세인트 조지의 날(St. George's Day)’에서 유래되었다. 또 1616년 4월 23일은 세계적인 문호 셰익스피어와 스페인이 낳은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세르반테스가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몇 권의 책을 읽을까.

몇달 전에 들렸던 LA서점 주인의 말이 귀가를 떠나지 않는다. 문학서적 판매가 전체 매상의 5%미만 이다. 잘 팔리는 책의 대부분은 자기 계발서, 재테크에 관한 실용서이며, 그 다음에 흥미나 취미 서적이 더러 팔리고 문학서를 찾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한다.

‘월간 문학’이나 ‘창작과 비평’ 같은 문학잡지들은 아예 갖다 놓지도 않는다고 했다. 일 년에 서너 권 팔리니까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때 주문한다는 것이다. 문학서적을 읽지 않는다고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무슨 책이던지 읽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지 않고 사는 것은 눈앞의 현실만을 보고 사는 것이다. 책을 통해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벽을 허물고 현실을 초월한 가능성의 세계를 엿본다. 또 책 읽는 행위 자체가 나 아닌 타인과의 소통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와 지리, 시대의 제약을 넘어서는 토론과 대화의 심포지엄이다. 독서 속에서 사고와 의식의 지평은 넓어진다.

흔히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이는 대단히 진부한 핑계이다. 시간이 날 때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기 위해 시간을 내야한다. 책 읽는 시간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일상을 잘 살펴보면 낭비되고 있는 시간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독서 시간을 따로 떼어 놓을 필요도 없이 시간이 나면 책을 손에 잡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요즈음은 굳이 책방에 가지 않아도 된다. 전자책을 하나 장만하면 손쉽게 원하는 책을 다운 받을 수 있다. 책이라는 물리적 개념에 얽매이지 말고 읽기라는 열린 개념으로 독서를 생각한다면 이 세상은 읽을 것으로 가득 차 있다.

 

별마당 도서관을 나와 다음 약속 장소로 이동, 가락시장 역 2-1번 출구로 가니 스카우트 원로회의 회장, 부회장, 감사, 세 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 마리를 횟감으로 뜨라허고 멍게 해삼 산낙지를 서비스로 받고 3층 식당으로 안내를 받아 올랐다. 예전부터 약주를 많이 안 하시는 어른들 막걸리 2병에 회와 매운탕 실컷 먹었다. 회가 너무 많아 절반은 싸달라 했다.

 

헤어지면서 29일 미금에서 만나 암소 한 마리 잡자고 했다.

 

점심에 만난 고교 선배와는 27일 산행을 약속했고 보이스카우트 선배들과는 29일 점심을 약속했다. 바쁘다 바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