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장례식장에서

Cmaker 2017. 6. 30. 01:12


   함께 한국학교 교사를 했던 선생님으로부터 오랜만에 문자가 왔다. 같이 한국학교 교사로 봉사했던 정선생님의 부인이 돌아가셨다며 장례 일정을 보내주었다. 지금은 서로 연락도 없이 각자의 삶을 정신없이 살아가는 지라 따로 내게 알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연락해주는 분도 다른 분을 통해 부고를 전해들었다며 부고 내용을 캡처해서 따로 보내주었다. 


   따로 보수를 주지 않았기에 학기를 시작할 때마다 교사 채우기에 급급했고, 게다가 남자 교사가 부족할 때 정선생님은 자발적으로 봉사하겠다고 찾아 왔다.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고, 무보수로 몇 년간 봉사했던 분이기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1박 2일로 교사 가족들과 산속의 산장에서 지낸 적도 있었으며, 그때 부인을 뵌 적도 있었다.  


   아직 50이 되지 않은 젊은 분이었기에 그 가족들의 애통함은 절실했으며 조문객들도 모두 슬픔을 감추려 하지 않고 드러 내놓고 있었다. 딸을 일찍 떠난 보낸 망자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거의 실신 상태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남편인 정선생도 헬쓱해진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며 조문객을 맞고 있었다. 최근 장모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장례식에 참석했지만 이렇게 슬픔이 식장을 휘감고 있지는 않았다. 모두 90을 전후로 하신 분들이었기에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 들이며 고인의 넋을 기리면서도 호상이라며 상주들이나 조문객들이 슬픔의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았다. 


   마침 옆자리에 아는 분이 앉아 있어 조용히 물었다. 왜 젊은 분이 갑자기 돌아가셨는가. 자궁암으로 몇 해 전에 수술을 했으나 다시 재발해서 힘들게 고생하며 치료를 받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역시 '암'이 원인이었다. 최근에 참석한 장례식의 거의 2/3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분들이었다. 그만큼 암은 현대인의 사망원인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