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28일 Facebook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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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카운티 영락교회에서 중학교 동창 오광훈 군의 장로 임직 예배가 있었다. 중학교 동창 김승훈 군과 윤봉균 군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했다. 임직 예배 후에 잔치국수와 떡, 그리고 과일 등을 푸짐하게 대접 받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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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훈 장로 임직예배 March 26, 2011
오렌지카운티 영락교회에서 중학교 동창 오광훈 군의 장로 임직 예배가 있었다. 중학교 동창 김승훈 군과 윤봉균 군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했다. 임직 예배 후에 잔치국수와 떡, 그리고 과일 등을 푸짐하게 대접 받고 돌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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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Desire and Nature
봄비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굵은 빗발이 하루 종일 세상을 적시던 며칠 전이다. 내리던 비가 잠시 멈추고 햇살이 반짝 하던 오후에 호수가 보이는 동네 공원 앞을 지나다가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자동차를 세워 놓고 구름 사이로 내리 비치는 햇살을 보니 차가운 비에 움츠려졌던 가슴이 활짝 펴지는 것 같았다. 푸른 잔디 저만치 나무 밑 벤치에는 고교생으로 보이는 남녀 청소년들 대여섯 명이 모여 앉아 까르르 까르르 웃으며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바람을 쐬며 천천히 호수가 주변을 걸었다. 갖가지 색깔의 오리 떼가 비가 올 때는 숨어 있다가 잠시 해가 나니까 몰려 나왔는지 물위에서, 혹은 잔디밭에서 기쁜 듯이 꽥꽥 거리며 다니고 있었다. ‘오리들도 봄을 즐기는구나!’ 가만히 보고 있으니 재미있는 오리 한 쌍이 눈에 띄었다.
이리저리 무리를 지어 바삐 다니는 오리들과는 달리 한 놈이 다른 녀석을 줄기차게 따라 다니고 있었다. 유심히 보니 쫓아다니는 놈은 수컷임에 틀림없었다. 화려한 색깔의 깃털을 자기 몸 크기의 두 배로 부풀려 한껏 멋을 내고 목둘레의 깃털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요란스럽게 주의를 끌었다. 그 앞에서 시큰둥하게 피해 다니고 있는 놈은 분명 암컷이었다. 깃털 색깔도 그저 회색으로 평범하고 몸통은 따라 오는 수놈보다 약간 큰 듯 했다. 암놈은 멀뚱한 표정을 지으며 따라 다니는 수오리의 열정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했다. 수놈이 열심히 따라가면 딴청을 부리며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 그러다가도 수놈이 지친 듯 잠시 주춤하면 고개를 홱 돌리고 왜 안 따라 오냐는 듯 깜찍하게 채근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수놈은 또 목의 깃털을 돋우고 뒤뚱거리며 황급히 다가가고, 암놈은 쪼르르 방향을 틀어서 반대쪽으로 달아나는 것이 아닌가. 오리 한 쌍의 사랑놀이가 하도 재미있어서 도대체 언제까지 저럴 것인가 하고 아예 벤치에 자리 잡고 앉아 넋을 놓고 보고 있었다.
세상을 음양의 이치로 따져 보면 모든 만물은 자연의 섭리대로 움직인다. 세상의 모든 동물은 암컷과 수컷으로 나뉘어져 있다. 수컷은 암컷을 찾고 암컷은 수컷을 찾아 사랑을 나누고 종족번식을 꾀하는 것이 자연적 본능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일컫는 인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회의 도덕과 윤리에 구속을 받아 허용된 규범에 따라 행동하고 있을 뿐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고 여자가 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불변의 법칙이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 이왕이면 남녀가 골고루 섞여 있는 것이 보기에도 좋고 훨씬 자연스럽다. 남자들끼리 모인 자리는 무뚝뚝하고 데데하다가도 상냥하고 예쁜 여성이 나타나면 갑자기 기가 뚫린 듯 분위기가 녹는다. 여자들끼리 모여서 그런대로 재미있다가도 씩씩한 남성이 나타나면 긴장과 호기심이 발동해 분위기에 생동감이 돈다. 다른 목적이나 의도가 생긴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흐름은 막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막히지 않고 흘러서 돌고 돌아 만물을 보존케 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다가도 불화와 갈등이 불거지는 것은 그 자연의 순환 속에 인간의 무리한 욕망이 끼어 들 때이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상하이 총영사관의 스캔들이나, 몇 년 전에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가 옥살이를 하고 나와 자전적 수필집을 발간해 다시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어느 여성의 얄팍한 상술이나 다 혼탁한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상쾌하지 못한 사건들의 뒷면에는 자연적이고 본능적인 이끌림을 책임과 의무로써 깨끗이 마무리 짓지 못한 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엇갈려 버린 인간의 뒤틀린 욕망들이 깔려 있다. 순수한 인간관계를 추구하기보다 그 관계를 발판삼고 이용해 야심을 이루려 하다가 잘못 되었거나, 그 와중에 벌어진 삼류 드라마 같은 사건의 통속성을 보고 지탄하면서도 은밀히 대리만족을 느끼는 인간들의 어두운 욕망들이 즐비하다. 내키는 대로 욕망을 채우지 못하는 것은 우리 인간은 동물과 달리 윤리 도덕과 법이라는 제도적 장치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묶여 있으므로 자제하고 삼가야겠기에 불만이 생기고 커져서 일이 터지기도 하는 것이겠지만, 인간사회에 그 제도적 장치가 없다면 그 욕망의 끝을 감당할 수가 없는 것이 우리 인간들의 본성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의 본성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추구해야 할 것과 포기해야 할 것을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존엄성이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자연의 섭리 속에 물 흐르듯 흐르면서 진정한 사랑과 공존의 방식을 배울 수 있다면 우리에게 좀 더 평화가 깃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뒤뚱거리며 열심히 암놈을 쫓던 수오리는 피곤해 졌는지 움직임이 뜸해졌다. 모른 척 아는 척 쌀쌀맞게 도망 다니던 암놈은 아예 저만치 앞서 가다가 다른 오리뗴 사이에 섞여 버렸다. 수오리는 잠시 멍하게 서 있다가 축 늘어진 채 반대 방향으로 돌아갔다. 오늘 사랑을 이루기는 틀린 모양이다. 그 때 왜 "닭 쫓던 개"라는 말이 생각났는지 모른다. 오리에게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벤치에 앉아 끝까지 두 오리를 관찰해 보니 그래도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한 것이 사람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맺고 끊지 않고 이익만을 꾀하다 보니 얽히고 얽힌 관계를 만들고 마는 인간들의 모습보다 짐승들이 더 자연에 충실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암놈이 거절하고 도망가니까 수오리는 단념하고 돌아 선다. 아마 금방 잊고 다른 암놈을 쫓을 것이다. 암놈도 다른 수오리와 짝을 이루며 살 것이다. 여러가지 욕망이 혼합된 어울림으로 만났다가 세상을 시끄럽게 하기도 하고, 등돌려 배신한 후에 서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일들이 동물의 세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자연의 섭리대로 순진하고 무심하게 흐를 뿐이다. 건너편의 남녀 고교생들은 어느새 일어나 손을 잡고 잔디를 가로 질러 저 만치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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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nghai Ahn 익숙한 모습의 동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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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nghai Ahn 하늘이 이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