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위기가 나의 기회
779 타운뉴스 칼럼
남의 위기가 나의 기회
현대, 기아 세계 제일의 자동차로 만들자!
도요타 자동차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해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 781만대를 판매해 2008년(897만 대)에 비해 13% 줄었으며 미국 시장에서도 20% 하락한 177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도요타의 판매량 감소의 원인을 찾자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세계 금융 위기에 전혀 대처하지 않았음을 들고 있다. 경기침체를 감안하지 않고 수익성이 높은 대형차와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생산과 판매에 주력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판매량 감소로 인해서만 도요타가 위기에 빠졌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 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지난해 자동차 업계 사상 가장 많은 420만대를 리콜했으며 지난 달 21일 230만 대, 28일에는 미국에서 판대된 차량 110만대를 추가로 리콜 조치했다는 사실이다. 이 숫자를 합하면 도요타의 한 해 생산량의 절반을 훨씬 넘는다고 하니 어찌 회사가 온전할 수 있겠는가? 결국 도요타는 차량 결함으로 캠리와 코롤라를 비롯한 주력 모델 8종에 대한 생산과 판매를 2월 1일자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제너럴 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자동차 업체로 지난 3년 동안 군림해 온 도요타 자동차의 최대 위기로 자칫하면 회사의 존폐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연방 하원의 에너지 통상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급발진 사고에 따라 수백만 대 리콜을 한 도요타와 전국고속도로 안전위원회(NHTSA)에 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또 하원은 진상 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오는 25일 도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니 도요타가 넘어야 할 산은 높기만 하다.
한국에 살던 1987년 여름에 샌프란시스코를 잠시 방문한 적이 있다. 이때 현대 자동차를 만나면 어찌나 반갑던지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런데 만나는 사람마다 현대차를 타고 있지 않았다. 싼 맛에 샀다가 잦은 고장과 아프터 서비스가 좋지 않아 고생했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현대차를 사지 않는다고들 했다. 거기다가 중고차 가격도 아주 헐해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도요타나 혼다 같은 일제차를 선호한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말에 어느 모임에 갔다가 술을 많이 마신 탓에 운전을 할 수가 없었다. 함께 모임에 참석했던 분이 자기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해서 동승했는데 자동차가 아주 넓고 편안했다. 무심코 무슨 차냐고 물으니 현대 소나타라고 하면서 운전하기에 아주 편안하고 좋다고 했다. 또 디자인 면에서도 자동차 안이나 밖, 모두 세계적인 메이커들에 비해 결코 손색이 없으며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며 소나타 사기를 잘했다고 몇 번이나 얘기하는 것이었다. 22년전 샌프란시스코 방문시에 받았던 현대의 이미지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얼마 전에 본사의 직원 한 사람이 자동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서 딜러에 들렸다 오기 때문에 회사에 늦을 거라고 전화를 했다. 후에 그 직원에게 무슨 차냐고 물으니 기아 자동차라고 하면서 처음에 구입할 때 중고차를 샀다고 했다. 소리가 나는 차를 갖고 딜러에 가니까 부품이 낡아서 그런 일이 생겼다면서 무료로 수리를 해주었으며 아주 친절하게 대해줘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 사나흘 전이다. 어느 모임이 끝나고 선배 한 분과 얘기를 나누면서 그 분의 자동차가 있는 곳까지 함께 가게 되었다. 예전에 타고 다니던 차와 다른 차라 눈여겨 보니 현대의 중형차였다. 선배는 자동차에 몸을 싣기 위해 문을 열면서 먼저 타던 차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면서 현대차 사기를 잘했다며 내게도 다음에 기회가 되면 현대차를 사용해 보라고 했다. 이처럼 우리 주위의 많은 한인들도 현대나 기아 자동차를 이용하고 있었으며 그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었다. 필자도 다음에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현대나 기아 자동차를 살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국제적인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는 이번에 도요타의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현대 자동차가 가장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주요 언론들 역시 도요타의 판매 중단 조치로 현대, 기아, 혼다, 닛산 등의 업체가 가장 큰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도요타의 리콜 조처가 보도된 이틀 뒤인 1월 29일 일본의 혼다 자동차사는 매스터 스위치의 결함으로 인해 파워윈도 스위치에 물이 들어가 화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피트, 재즈 그리고 시티 차종 64만6천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혼다도 건너야 할 강을 앞에 두고 있고 현대나 기아차의 급부상을 기대해 볼 만하다.
그렇다. 남의 위기가 나의 기회라고 하지 않는가. 도요타의 위기를 매출 신장의 기회로 삼고 GM은 2월말까지 도요타 차량의 소유주나 리스한 사람들이 GM 자동차로 차량을 바꿀 경우 최대 1,000달러의 다운 페이먼트, 혹은 리스 파기비용으로 보조해준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현대, 기아 등의 한국 자동차 업체들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이벤트나 캠페인 등을 벌여 세계 제일의 자동차 업체로 확고부동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 바라며 기왕이면 동포 여러분들도 한국차를 타야한다는 사명감이나 애국심에서가 아니라 가격면에서나 품질 면에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한국차를 적극 이용해 보기를 권하는 바이다.